올림픽 골프 한국대표팀 코치로 임명된 후 경기력이 되살아나 선수로 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이고 있는 최경주. <사진=와이드스포츠 DB>

[와이드스포츠=유서근 기자] ‘노장’ 최경주(46.SK텔레콤)의 도전정신이 다시 한 번 빛을 발하고 있다. 한국나이 47세인 최경주의 실제 나이는 호적보다 두 살이 더 많다. 즉 하늘의 뜻을 알게 된다는 지천명(知天命)이 코앞에 둔 상황이다.

최근 경기력이 살아난 최경주는 비록 우승은 없지만 ‘제 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지난 달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데 이어 22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막을 내린 노던 트러스트에서 우승경쟁을 펼친 끝에 아쉽게 공동 5위(12언더파 272타)로 마감했다.

특히 부바 왓슨, 제이슨 코크락, 더스틴 존슨(이상 미국) 등 PGA 투어를 대표하는 장타자들과 경쟁을 펼치면서도 흔들리지 않고 당당히 우승 사냥을 향해 돌진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지난해 단 한 차례도 ‘톱10’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는 최악의 부진을 겪은 최경주는 올해 완전히 달라졌다. 112년 만에 부활해 올해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리는 올림픽의 한국대표팀 수석코치를 맡고 난 직후부터다.

대한골프협회는 지난 달 최경주와 박세리(39)를 각각 올림픽대표팀 남녀 코치로 임명했다.

한국대표팀의 코치라는 막중한 책임을 떠안은 최경주는 선수로 출전할 수 있는 기회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현재 최경주는 세계 골프랭킹 133위다. 단 2명 만이 한국대표로 나설 수 있는 상황에서 26위 안병훈(25), 71위 김경태(29), 113위 송영한(24)에 이어 네 번째다. 올해 들어 보인 상승세라면 충분히 역전이 가능한 상황이다.

박세리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 한국 여자골프의 길을 만들었다면 최경주는 PGA 투어에 개척자다. 일본을 거쳐 ‘낙타가 바늘구멍 지나가는 것’보다 힘들다는 퀄리파잉스쿨(이하 Q스쿨)을 통해 당당히 세계최고의 무대라는 PGA 투어에 합류했다.

한 번의 실패 끝에 다시 Q스쿨을 거쳐 PGA에 재입성했다. 아시아 최초로 세계최고의 축제로 불리는 월드컵이 열린 2002년. 최경주는 컴팩 클래식에서 한국인 최초로 PGA 투어 우승이라는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그 해 1승을 추가한 최경주는 2011년 플레이어스 챔피언십까지 통산 8승을 거두면서 아시아 최다승을 기록했다.

최경주는 이제 올림픽이란 큰 무대를 앞두고 있다. 올림픽 대표는 오는 7월 결정된다. 50세를 바라보는 최경주가 투혼을 발휘해 코치 겸 선수로 한국을 대표하는 모습을 기대케 한다.

유서근 기자  yoo612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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