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년간의 LPGA투어 생활을 접고 2014년 KLPGA투어 신인으로 데뷔하는 박진영.

[스포츠서울닷컴|골프포스트=최웅선기자]가족이 그리워 태평양을 건너 온 여자 박진영. 스물아홉 그를 아는 골퍼들은 그리 많지 않다. 주니어시절 중고연맹 대회에서 함께 필드를 누볐던 일부 만이 그녀를 기억한다.

박진영은 ‘꿈의 무대’인 미국LPGA투어에서의 성공을 꿈꾸며 고교 졸업과 동시에 미국행 비행기를 올랐다. 시작은 좋았다. 첫 해 2부 투어 시드를 확보해 아마추어 딱지를 뗐다. 이듬해엔1부 투어인 LPGA투어에 합류하며 첫번째 꿈을 이뤘다. 하지만 더 높은 곳을 향한 발걸음은 향수병과 함께 멈추고 말았다.

박진영은 “미국 생활 초반엔 부모님이 같이 계셨는데 익숙해 지니 한국으로 돌아가셨다”면서 “이역만리 타국 땅에서 혼자 생활하다 보니 가족이 너무 보고 싶고 그리워 한국행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세계 최고 무대인 LPGA투어에서 8년간 투어 생활을 했지만 국내 프로무대를 경험하지 못한 박진영은 준회원 이론 테스트부터 다시 시작해야 했다.

박진영은 “이론 테스트에 가니 나이 차이가 평균 10살 아래였다. 그들의 최종목표인 LPGA투어를 먼저 경험해서인지 자존심이 조금 상했다. 하지만 프로는 실력으로 평가 받는 것이라 생각한다. 후배들에게 뒤지지 않게 더 열심히 노력해야겠다는 의지가 생겼다”고 강조했다.

작년 11월 무안에서 열린 2014년 KLPGA 시드전은 LPGA투어 신인왕 출신 이선화(28)와 김송희(26)가 탈락했을 정도로 치열했다. 그래도 박진영은 여유 있게 투어 카드를 손에 넣었다. 그는 “LPGA 경험이 있어 시드전은 그냥 통과할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시드전에 나가니 긴장감으로 인한 부담이 온 몸을 짓눌렀다”면서 “대회는 오늘 못 치면 다음을 기약할 수 있지만 시드전은 한타 한 타에 희비가 엇갈려 힘들었다”고 돌아봤다.

2014 KLPGA투어 출전권을 확보한 박진영은 곧바로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로 날아가 샷 다듬기에 나섰다. 오렌지트리 골프클럽에서 골프포스트 취재진과 만난 박진영은 “루키인 만큼 신인왕이 목표”라는 포부를 밝히면서 “KLPGA투어에서 신인생활을 다시 시작하다 보니 주위에서 응원도 많이 해 준다. 하지만 29살에 신인이라고 놀리기도 한다”고 수줍게 말했다. 그러면서 “KLPGA투어가 세계적 위상은 높아졌지만 선수 생명이 짧은 게 아쉽다”면서 “미국LPGA투어에선 내 나이가 중간 정도다. 골프는 자기관리만 잘 하면 나이 들어서도 얼마든지 어린 선수들과 경쟁할 수 있는 운동”이라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박진영은 “주변에서 올 시즌 신인들 실력이 엄청나다고 한다. 이런 분위기 속에 내가 신인왕을 차지하면 엄청난 화제가 될 것”이라며 신인왕 타이틀 획득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 또한 “KLPGA투어 데뷔는 늦었지만 골프팬들의 기억에 오래 남는 선수가 되고 싶다”는 희망도 피력했다. 8년 간의 미국 생활을 접고 한국으로 돌아 온 스물아홉 ‘늦깎이’ 신인 박진영의 올 시즌 활약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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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웅선 골프전문기자  wschoi@focusinasi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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