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골프를 즐기는 포근한 남자를 만나고 싶다는 조영란.

[스포츠서울닷컴|골프포스트(미 캘리포니아주 팜스프링스)=최웅선 기자]골프가 직업인 여자 조영란(28.토니모리). 프로 데뷔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스물여덟의 KLPGA투어 9년차 선수가 됐다. 2년차이던 2007년 KB국민은행 스타투어 5차 대회와 2011년 ADT캡스 챔피언십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렸지만 아직도 우승 갈증은 여전하다.

지난 달 9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팜스프링스의 명문 골프장인 테라 라고 골프클럽에 전지훈련캠프를 차리고 제2의 도약을 준비중인 조영란을 골프포스트가 만났다. 조영란의 첫 마디는 ‘지금 이 순간이 행복하다’였다. 그는 “하루 하루 발전해 가는 내 모습을 보니 너무 좋다”며 “골프라는 게 스트레스가 심한 운동인데 부족한 부분을 조금씩 채워 나가는 게 너무 행복하다”고 말했다.

데뷔 후 두 번의 우승과 함께 상금순위 30위 밖으로 밀려난 적이 없을 만큼 꾸준한 성적을 내는 그였지만 지난 해에는 혹독한 시련의 시간이었다. 조영란은 “스윙을 바꾸려다 보니 내가 가지고 있는 감도 떨어져 오히려 상황이 악화됐다”며 “주변에서 잘 되고 있는데 왜 스윙을 바꾸냐고 했지만 나만 알고 있는 단점이 있었다. 우승을 위해서라기 보다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 시키고 싶었다”고 한다.

▲ 조영란과 조태형 코치가 스윙교정 도중 트렉맨에 나온 데이터를 보고 의견을 나누고 있다.

시즌이 끝나고 절치부심하던 조영란은 KLPGA투어의 이승현(23.우리투자증권), 정연주(22.CJ오쇼핑) 등을 지도하는 조태형(41) 코치와 만나면서 잃었던 자신감을 찾았다. 그는 “여러 코치를 만나봤는데 나의 단점을 말하면 무조건 고쳐 보자고 했다. 그런데 조 프로님은 ‘왜 고치려고 하느냐’면서 ‘모든 선수들이 조금씩 가지고 있는 미세한 문제’라고 했다. 개성을 단점으로만 생각했다는 게 충격이었지만 내 골프에 전환점이 되었다”고 고백한다.

프로 9년차가 된 조영란은 이제 골프를 조금 알 것 같다고 한다. 그는 “첫 승을 멋모르고 하면서 3년 동안 슬럼프를 겪었다”며 “두 번째는 고비를 넘기고 한 우승이라 달콤했다. 골프는 내 직업이 아니라 너무 소중한 삶이다. 또 나로 인해 주변 사람들이 행복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부진으로 더욱 성숙해진 조영란은 이상형에 대해서도 털어놨다. 그는 “결혼은 서른 살 넘어서 하고 싶다”며 “그냥 좋은 남자면 좋지만 같이 골프를 즐길 수 있는 포근한 남자면 더 바랄게 없다”고 했다. “골프인생에서 이제 몇 홀쯤 왔느냐?”는 질문에 그는 ‘전성기가 지났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아직 오지 않았다고 생각하고 싶다’는 답변을 내놨다. 조영란이 남은 전지훈련을 무사히 마치고 올 시즌 제2의 도약에 성공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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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웅선 골프전문기자  wschoi@focusinasi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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