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보미 이승현 등 한국선수들이 동계훈련중인 팜스프링스 테라 라고 골프클럽의 이종윤 총괄 매니저.

미국 캘리포니아주 팜스프링스에서 만난 재미교포 이종윤(45). 그는 재미 한국기업인 한남체인(회장 하기환)이 지난 해 인수한 테라 라고(Terra rago) 골프클럽의 총괄 매니저다. 이 골프장의 전신은 랜드마크 골프클럽으로 1999년부터 2002년까지 4년간 미국PGA투어 스킨스게임이 열린 명문 골프장이다. 2002년엔 미PGA투어 휴매나 챌린지가 열리는 PGA 웨스트를 제치고 지역 최고 골프장에 선정되기도 했다.

테라 라고 골프클럽에선 지금 일본무대에서 활약중인 이보미(26)를 비롯해 이승현(23), 정혜진(27.이상 우리투자증권), 조영란(28.토니모리), 정연주(22) 등 KLPGA투어 우승자들과 골프 꿈나무 등 50여명이 동계훈련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이 매니저는 “미 서부지역 최고의 명문 골프장에서 한국선수들을 위해 동계훈련 캠프를 마련한다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고 했다. 그는 “동계 캠프를 열 경우 내장객의 라운드, 연습장 이용 등에 많은 불편이 따르기 때문에 골프장 측은 이를 꺼리게 된다. 그리고 주민들의 반대도 심했다. 하지만 그들을 설득해 이번에 동계 캠프를 소규모로 운영하게 됐다”고 말했다.

테라 라고 골프클럽의 장점은 좋은 기후와 연습 시설이다. 이 지역은 한 낮 기온이 섭씨 25도를 넘지 않는 선선한 기후를 유지하고 있다. 또한 페어웨이처럼 잘 손질된 잔디 연습장과 쇼트게임 연습장이 갖춰져 있다. 그리고 1인 2카트가 배정되어 라운드를 하거나 연습장으로 이동할 때 불편함이 없다. 이 뿐 아니라 체력 단련장까지 마련돼 있어 시즌 개막을 준비하는 골프선수들에게는 ‘지상낙원’이나 마찬가지다.

이 골프장의 그린피는 100달러다. 하지만 한국에서 온 선수들과 꿈나무들에게는 이 보다 싸게 받는다. 이 매니저는 “기존 손님들 때문에 훈련비를 밝힐 수는 없다”면서도 “우리 골프장이 캠프를 운영하면서 적자를 보고 있다. 하지만 기업의 이윤을 되돌려 준다는 의미에서 세계무대를 꿈꾸는 선수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세계 최정상에 있는 여자골프에 비해 남자골프는 많이 뒤쳐져 있다”며 “PGA투어를 다니다 보면 우리 선수들의 기량은 결코 떨어지지 않지만 환경에 적응하지 못해 도태되는 경우를 많이 봤다. 우리 기업(한남체인)이 골프장을 인수해 적자를 보면서도 캠프를 운영하는 것은 한국선수들에게 주니어시절부터 미국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어 주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업 이윤의 사회 환원이란 측면에서 테라 라고 골프클럽은 이번 겨울 무언의 메시지를 던져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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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웅선 골프전문기자  wschoi@focusinasi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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