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4년엔 팬들에게 다가서는 선수가 될 것이라고 밝힌 이승현.

지난 10일(한국시간) 전지훈련지인 미국 캘리포니아주 팜스프링스에 도착한 이승현은 스윙 코치 조태형(41) 프로와 다음 날부터 곧바로 훈련을 시작하며 본격적인 2014시즌 준비에 들어갔다. 이승현은 골프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모든 선수들이 새해 목표를 우승으로 삼는다. 나 또한 그랬다. 하지만 우승보다 더 갚진 게 기쁨을 함께 나누는 것이라는 걸 깨달았다”며 “올 시즌엔 팬들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가는 선수가 되겠다”는 새해 희망을 밝혔다.

지난 해 KLPGA투어 메이저 대회인 KB금융 스타챔피언십과 SBS골프 이벤트인 왕중왕전에서 우승한 이승현(23.우리투자증권)은 당시 우승의 기쁨 보다 더 값진 선물을 받았다고 고백했다. 이승현은 “골프는 집중력과 맨탈이라 생각했어요. 그래서 티샷이 잘 맞아도 아이언 샷이 핀에 붙어도 기쁨을 감추고 그저 묵묵히 내 골프만 했죠”라며 “작년 왕중왕전 우승을 확정짓고 갤러리 한 분이 사인 볼을 달라고 하더라구요. 경기가 끝나고 갖고 있던 볼에 사인을 해 많은 분들에게 나눠 드렸는데 기뻐하시는 모습을 보는 순간 제가 더 행복한 거 있죠”라고 수줍게 말했다. 그러면서“내가 ‘왜 진작 이러지 못했을까’라는 후회도 됐어요”라고 덧붙였다.

이승현은 표정 변화가 없는 포커페이스다. 경기 중 웃는 모습을 좀처럼 볼 수 없다. 말수도 적은 편이라 쉽게 다가서지 못하고 차갑다는 오해도 많이 받는다. 경기가 풀리지 않을 때 터닝 포인트가 되는 버디를 잡아도 살짝 미소만 지을 뿐 더 이상 내색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제 변화를 주고 싶다는 생각이다. 그는 “수줍음을 많이 타 팬들이 다가 올 때까지 기다렸는데 이제는 내가 먼저 다가서는 선수가 되고 싶어요”라며 “처음엔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몰랐는데 공에 정성스럽게 사인을 해 경기가 끝나면 나눠 드리는 것부터 시작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캐디백에 공을 많이 넣고 다니면 캐디 오빠가 너무 힘들어 할텐데 어떻하죠?”고 걱정도 했다.

이승현은 “경기장을 찾아 주는 갤러리 분들에게 항상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있다. 저 뿐 아니라 KLPGA투어 모든 선수들이 똑같은 마음일 것”이라면서 “갤러리 분들에게 재미있는 경기를 보여 줄 수 있게끔 항상 열심히 노력해 최선을 다하는 멋진 플레이를 보여드리겠다”는 감사의 마음도 밝혔다. KLPGA투어에서 ‘엄친 딸’로 유명한 이승현이 청마의 해인 갑오년 팬 친화적인 선수로 거듭날지 관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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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웅선 골프전문기자  wschoi@focusinasi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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