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4년 자신의 목표를 밝힌 허윤경

 
[스포츠서울닷컴ㅣ골프포스트=최웅선 기자]"연장에 들어갔을 때 내가 해 낼 수 있을까란 생각을 했는데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꿨다”

2013시즌 KLPGA투어 우리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생애 첫 우승을 거둔 허윤경(23.SBI)의 신년을 맞는 감회가 새롭다. 일 년 전인 2013년 1월에 만난 허윤경은 “프로데뷔 첫 우승이 절실하다”고 했었다. 결과는 대만족이었다. 목표 달성과 함께 ‘만년 2위’ ‘뒷심 부족’이란 불명예스런 꼬리표를 뗀 허윤경은 “첫 우승이 긴장과 압박 속에서 나와서 인지 그냥 눈물만 나고 멍했다. 올 해는 갑오년 ‘청마의 해’인 만큼 마음을 가다듬고 열심히 뛰면서 우승을 충분히 즐기고 싶다”는 각오를 밝혔다.

허윤경은 요즘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그는 “작년 시즌 중 빠졌던 수업을 메우느라 정신없다. 그리고 스포츠 심리학을 공부하기 위해 대학원 진학을 준비하고 있다”며 “골프를 하면서 선수에게 심리적 영향이 크다는 걸 매번 느낀다. 심도 있게 배워 내게 접목시켜 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볼만 잘 치는 선수가 아닌 사회와 같이 호흡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기회가 되면 박사까지 공부해 그 쪽에서도 전문 인력이 되고 싶다”는 향후 계획도 함께 밝혔다.

허윤경의 장점은 포기하지 않고 기다릴 줄 아는 골프다. 자질도 뛰어나지만 노력도 뒤따르는 선수다. 허윤경은 “골프선수들이 인성과 지성이 부족하다는 소리를 많이 듣는다”며 “골프를 포함한 모든 면에서 후배들의 롤(role) 모델이 될 수 있도록 실력과 인성, 지성을 함께 갖춘 선수가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허윤경은 지난 해 하반기 초반까지 상금 순위 5위권에 머물면서 상금왕 뒤집기를 노렸지만 결국 10위로 시즌을 마쳐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속은 알찼다. 대회장까지 웨이트 트레이너를 동반해 강도 높은 체력훈련을 하루도 거르지 않았다. 결과는 드라이버 비거리(평균 255야드)를 15야드 이상 늘렸다. 늘어난 비거리로 아이언 샷 거리감이 떨어져 하반기 성적은 나빴지만 대신 2014시즌의 기대감을 높였다.

허윤경은 2014시즌을 대비해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동계훈련을 떠난다. 허윤경은 “연습환경 때문에 미국을 전지훈련지로 택했다”며 “비거리가 늘어나면서 쇼트게임 감각이 떨어졌다. 100m안쪽의 쇼트게임과 3m 이내의 퍼팅 성공률을 높일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양제윤과 이예정의 캐디를 했던 (박)기영이 오빠와 대만과 중국 시합에서 호흡을 맞췄는데 무척 좋았다. 퍼트 라인을 잘 보고 거리 계산이 나와 척척 맞아 떨어졌다”며 “오빠의 다양한 경험에 의한 조언들이 매우 와 닿았다. 그래서 인지 앞으로 좋은 일들이 많이 생길 거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갑오년 새해에는 허윤경이 좀 더 단단해 진 모습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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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웅선 골프전문기자  wschoi@focusinasi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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