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LPGA투어 선수들이 2013 KLPGA 대상 시상식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스포츠서울닷컴ㅣ골프포스트=최웅선 기자]KLPGA투어가 대상 시상식을 끝으로 2013시즌을 마감했다. KLPGA투어는 내년부터 3년간 연간 50억원씩 총 150억원의 거액을 받고 중계권 판매도 마무리했다. 또한 내년에는 대회가 3개나 신설된다. 이런 KLPGA투어의 성장세는 선수들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올 시즌 KLPGA 대상과 상금왕, 다승왕을 쓸어 담은 장하나(21.KT)는 경기가 끝난 뒤 자신의 캐릭터가 박힌 볼 하나에 정성들여 사인을 해 대회장을 찾은 갤러리에게 선물했다. 라운드 당 12개씩 4라운드 동안 총 48개다. 장하나는 시즌 초부터 자신이 사용하는 공 200더즌(1100만원어치)를 구입해 팬 서비스 차원에서 갤러리들에게 나눠주고 있다. 선수라도 용품업체에서 공을 무한대로 지원해 주지 않기 때문에 팬 서비스에 들어가는 비용은 고스란히 선수의 몫이다.

이런 노력은 장하나 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허윤경(23.SBI)은 경기가 끝난 뒤 사인볼을 나눠 주는 것은 물론 자신이 경기 중 사용한 장갑까지 선물한다. 또한 스코어카드를 제출하고 나면 웃는 얼굴로 팬들과 함께 기념 촬영을 하며 값진 추억을 선사한다. KLPGA투어를 이끌고 있는 주요 선수들이 이런 팬 서비스를 하고 있다.

메이저 대회인 KB금융 스타챔피언십과 SBS골프 왕중왕전에서 우승한 이승현(22.우리투자증권)은 "왕중왕전 우승이 확정된 뒤 그린 주변에서 경기가 끝나길 기다리는 동안 갤러리 분들이 볼을 달라고 해 드렸는데 너무 좋아 하시더라"며 "팬들의 성원에 조금이라도 보답하는 의미에서 앞으로는 볼을 많이 준비해 경기가 끝난 뒤 나눠 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4월 김해에서 열린 넥센 세인트나인 마스터즈 최종라운드에서 양수진(22.정관장)이 14번홀 티샷을 하려고 어드레스에 들어갔다. 백스윙을 하는 순간 '카톡왔숑'이란 소리가 숨죽인 갤러리 사이에서 터져 나왔다. 스윙에 방해를 받은 양수진은 어드레스를 풀더니 소리가 난 방향으로 가 웃으면서 "카톡 확인 하세요"란 멘트를 날려 어색할 뻔 했던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풀어냈다. 인상을 쓰기보다 재치 있는 유머로 대응한 양수진은 갤러리의 성원에 힘입어 이 대회 초대 챔피언에 올랐다.

KLPGA 선수들에게는 팬이 많은데 팬들은 선수들의 '됨됨이'를 본다. 지난 10월 열린 하이트진로 챔피언십 때 만난 김지희(22.넵스)의 팬은 "모 선수가 무명일 때부터 팬클럽에 가입해 경기장을 따라 다니며 응원했다. 그런데 그 선수가 우승을 몇 번 하자 안하무인으로 행동했다. 기분이 나빠 팬클럽을 탈퇴하고 다시는 경기장을 찾지 않았다"며 "아직 우승 경력은 없지만 갤러리를 배려하는 김지희 선수의 마음 씀씀이에 반해 다시 경기장을 찾아 응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팬들은 대회장을 찾아 자신이 좋아하는 선수를 응원하고 기쁨을 함께 나눈다. 선수들 또한 팬들을 배려하고 최선을 다해 경기 한다. 선수들의 이러한 자발적 노력이 지금의 KLPGA투어를 만들었다. 잘 되는 집안은 뭐가 달라도 다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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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웅선 골프전문기자  wschoi@focusinasi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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