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PGA투어 커미셔너 팀 핀첨

[골프포스트=이강래 기자]미국PGA투어가 마침내 중국대륙에 진출한다. 팀 핀첨 PGA투어 커미셔너는 지난 주 월드골프챔피언십(WGC) 시리즈인 HSBC 챔피언스가 열린 중국 상하이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내년 창설될 차이나투어는 중국의 엘리트 골퍼들이 세계무대로 나갈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간과한 게 하나 있다. 차이나투어의 최대 수혜자는 한국선수들이 될 것이란 점이다.

미국PGA투어는 내년 3월부터 중국골프협회와 함께 대회당 상금 20만 달러(약 2억 1200만원)를 걸고 12개 대회를 운영한다. 개최 지역은 베이징과 상하이, 광저우, 선전, 하이난 등 중국의 대도시가 포함될 예정이다. 이들 지역은 국제적인 골프대회를 치를 수 있는 골프코스를 보유하고 있으며 중국의 골프인구가 밀집된 지역이기도 하다. 미국PGA투어가 중국의 거대 도시들을 개최 지역으로 선정한 이유는 이들 도시들이 글로벌 기업들의 각축장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상금 규모와 대회 숫자를 늘려야 할 텐데 그럴려면 타이틀 스폰서를 확보하기에 좋은 지역이어야 한다.

미국PGA투어는 이미 캐나다투어와 라틴 아메리카 투어를 운영중이다. 미국PGA투어는 이들 투어의 상금랭킹 상위 5명에게 웹닷컴투어(PGA투어의 2부 투어) 출전권을 주고 있다. 내년 창설될 차이나투어 역시 이 범주에서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미국PGA투어는 전 세계 골프 유망주들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게 된다. 최근 들어서는 미국PGA투어가 유러피언투어까지 사들일 것이란 소문이 돌고 있다. 전 세계 투어를 통합하려는 미국PGA투어의 야망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미국PGA투어는 중국 진출을 위해 지난 2년간 중국골프협회와 물밑에서 협의를 진행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차이나투어의 개최 후보도시인 베이징과 상하이, 광저우 등 중국의 대도시를 돌며 투어 출범을 위한 미팅을 계속했다. 그리고 지난 8월 베이징에 PGA투어 중국지사를 설립했고 지난 주 차이나투어 출범을 공식발표하게 됐다. 미국PGA투어가 중국 진출을 위해 준비한 시간은 사실 20여년에 달한다. 1995년 경제특구인 선전의 미션힐스 골프장에서 개최한 골프 월드컵을 지원하며 시작된 미국PGA투어의 중국 진출 시나리오는 타이거 우즈와 비제이 싱, 필 미켈슨, 로리 매킬로이 등 글로벌 스타들을 이용한 ‘로드쇼’로 탄력을 받아왔다.

그렇다면 차이나투어의 출범이 우리에게 주는 영향은 무엇일까. 일단 긍정적인 면이 크다. 한국선수들의 미국무대 진출이 수월해 질 것이다. 상금 규모가 작은 게 흠이지만 차이나투어를 통해 얻게 될 엡닷컴투어 시드가 매력적이다. 기존의 웹닷컴투어 Q스쿨은 절차도 복잡하고 비용도 많이 든다. 하지만 차이나투어 상금랭킹 상위 5걸에 들면 그런 수고와 비용을 들이지 않아도 된다. 우리 입장에서 중국은 지리적 접근성이 좋다. 그리고 아직은 한국선수들의 기량이 중국 선수들 보다 월등히 앞선다. 내년 1월 실시될 차이나투어 Q스쿨이 국적에 대한 제한을 두지 않기로 해 가능한 일이다.

부정적인 면은 코리안투어의 위축이다. 가뜩이나 대회 숫자가 적어 유망주들의 해외 진출이 두드러진 현실을 고려할 때 한국프로골프협회가 향후 선수 수급에 애를 먹을 수 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곧바로 차이나투어로 진출하려는 선수들이 늘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애국심에 호소한다고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 오히려 코리안투어의 개최 시기를 잘 조율해 한국선수들이 중국과 한국을 오가며 양쪽 투어를 병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게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이는 비단 코리안투어 만의 문제는 아니다. 아시안 투어와 일본프로골프투어(JGTO)도 영향권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미국PGA투어의 중국 진출이 아시아 지역의 골프 국경을 허물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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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래 골프전문기자  altim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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