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포스트=최웅선 기자]'골퍼에게 비거리는 무얼까?'라는 질문을 던진다면 어떤 대답이 돌아올까? 골프전문기자인 필자가 생각하기엔 '자존심' 또는 '우월감' 아닐까 한다. 인정하긴 싫지만 동반자가 더 멀리 나가면 왠지 작아지는 느낌이다.

얼마 전 KLPGA투어 선수들과 인터뷰를 겸해 동반라운드를 한 적이 있다. 같은 티잉그라운드에서 티샷을 했지만 몸집이 훨씬 작은데도 그녀들의 비거리는 기자와 비슷하거나 더 나갔다. 정확도는 두말 할 것도 없었다.

물론 스윙 기술이 완벽에 가까운 그녀들이기에 스윙스팟에 볼을 임팩트 시켜 비거리와 방향성을 확보한다지만 기술만 가지고는 한계가 있는 게 비거리다. 기량이 비슷한 프로 세계에서 장타는 곧 돈(?)이 되므로 비거리와 방향성을 확보하기 위한 숨은 조력자(?)들이 있다. 바로 피팅 전문가 '피터(fitter)'다.

몇 해 전까지만 해도 피팅은 프로들의 전유물이었다. 그러다 아마추어 고수들에게 하나, 둘씩 알려지면서 보편화 되었지만 일반 골퍼에게는 아직도 생소하다. 그럼 스윙의 완성도가 낮은 일반 골퍼에게 피팅이 어떤 효과가 있을까?

▲ 윤골프클럽 연구소 윤대병 소장

윤골프클럽연구소 윤대병(42) 소장은 "프로와 아마추어 강자들이 기성품을 그대로 사용하는 경우는 없다."고 강조한다.

윤 소장은 국내 피팅 1세대다. 그가 피팅을 처음 접한 건 1997년 미국에서 장비를 들여와 국내 최초로 전문피팅분야를 개척한 재미교포 김대모(68)씨를 만나고 서다. 헬스클럽 트레이너였던 윤 소장은 친구에 의해 반 강제(?)로 김대모씨의 피팅샾에 취업하면서 골프와 인연을 맺는다.

2000년 독립하면서 박남신, 양용은(41.KB금융그룹), 현재 LPGA투어에서 활동하는 이미나(32), 이지영(28.이상 볼빅), 최나연(26.SK텔레콤) 등이 윤 소장의 피팅연구소로 따라왔고 한일 양대 투어 상금왕을 차지했던 김경태(26.신한금융그룹)는 일본투어로 옮기기 전까지, 김민휘(21.신한금융그룹), 최혜용(23.LIG) 등은 아마추어 시절부터 현재까지 피팅을 하고 있다.

▲ 윤골프클럽 연구소에서 스윙을 체크하고 있는 KLPGA투어 최혜용(23.LIG)

"아마추어 골퍼가 스윙교정과 웨이트트레이닝이 아니더라도 쉽게 방향성과 비거리를 늘릴 수 있는 방법이 피팅"이라는 윤 소장은 골프를 배운지 7개월 만에 싱글을 쳤다. 레슨을 받은 것은 아니었지만 선수들의 클럽을 피팅 하면서 자신의 스윙에 최적의 클럽을 맞췄기 때문이다.

'피팅은 과학'이라는 그는 "골퍼의 체격 조건, 스윙스피드, 스윙궤도 등 데이터를 산출해 분석하고 그에 맞게 피팅 하면 프로와 싱글골퍼는 95%, 보기플레이 수준에서는 60%가 만족한다"며, "보기플레이에서 실패 확률이 높은 것은 스윙이 변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경주용 자동차에 엔진이 중요하듯 클럽에 있어 샤프트는 자동차 엔진과 같다고 할 수 있다. 자신의 스윙 스피드보다 가벼운 샤프트는 스윙이 편하고 비거리는 늘어나나 임팩트시 헤드가 열리거나 닫혀 방향성이 확보되지 않는다.

반면 강한 샤프트는 샤프트의 뒤틀림이 적어 방향성은 좋지만 탄도와 비거리가 줄어든다. 그런 만큼 골프로 먹고 사는 프로들은 계약된 용품사의 클럽헤드에 자신에게 맞는 샤프트를 따로 구입해 장착한다.

멀리 똑바로 보내기 위해 샤프트의 중요성이 절대적이란 것을 알 수 있다. 프로의 선택에서 보듯 아마추어도 자신에 맞는 샤프트를 사용한다면 방향성과 비거리의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다.

▲ 클럽 피팅을 하고 있는 윤대병 소장

아마추어는 어떤 샤프트를 선택해야 할까?

첫째,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드라이버의 페이스가 어떤지를 알아야 한다. 각 메이커는 모델과 로프트 각도에 따라 약간 닫히거나 열린 것이 있다. 스퀘어를 권장한다.

둘째, 샤프트를 선택할 때 샤프트의 길이와 무게, 스윙웨이트, 그립무게 등을 고려하고 자신의 볼 탄도에 따른 '킥 포인트(Kick Point)'를 선택해야 한다. 킥 포인트는 임펙트시 샤프트가 휘어져 로프트 각에 변화를 주는 것을 말하는데 '하이(high)', '미들(middle)', '로우(low)'로 나눠진다.

하이킥은 그립에 가까워 임팩트시 로프트 각도를 낮게 만들어 탄도를 낮춰주고, 로우킥은 정반대의 현상을 일으킨다. 그러나 골퍼의 스윙메커니즘에 따라 전혀 다른 현상이 일어날 수 있어 피팅샾에서 스윙스피드와 스윙궤도 등을 체크하고 난 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윤 소장은 "일반적으로 피팅을 샤프트나 헤드의 각도를 조절하는 것으로만 알고 있는데 그립 또한 중요하다."고 한다.

그립을 잘못 교체할 경우 스윙웨이트가 변해 토핑이나 뒷땅을 치게 돼 전문 피팅샾을 찾아 교체해야 하고 꾸준히 연습하고 레슨을 받는데도 스코어가 향상 되지 않을 경우 피팅샾을 찾아 클럽을 점검할 것을 윤 소장은 권한다.

윤골프클럽 연구소 Tel:031-332-4455 http://www.golf911.co.kr

최웅선 골프전문기자  wschoi@golf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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