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년간의 드라이버 입스를 극복하고 제2의 도약을 노리는 김태훈(28)

[골프포스트(전남 보성)=최웅선 기자]"드라이버 입스를 극복하기 위해 유명하다는 스윙 코치를 찾아 다니며 스윙 교정도 해 봤고, 맨탈 트레이닝도 했지만 효과가 없었다."

한국프로골프(KPGA) 보성CC클래식 3라운드 선두로 프레스룸에 들어 온 김태훈에게 장타 비결을 묻자 비결 대신 이같이 말했다.

김태훈이 골프를 시작한 건 프로야구 선수 출신인 큰 아비지 김준환(원광대학교 야구감독) 감독의 권유였다. 전북 전주가 고향인 김태훈은 선수를 목적으로 아이스하키를 했지만 지역 중학교엔 팀이 없어 서울로 유학을 해야 할 처지였다. 아이 혼자 서울로 보낼 수 없었던 아버지 김형돈(53)씨는 동생인 김 감독에게 부탁해 골프로 전향을 시켰다.

아이스하키로 다져진 몸은 골프에서 쉽게 두각을 나타냈다. 늦게 시작한 골프였지만 국가대표로 선발됐다. 하지만 얼마 되지 않아 드라이버 입스가 찾아왔다.

그는 "국가대표 시절 세계대회에 나가 90개도 친 적이 있다. 개인전은 그렇다 치더라도 단체전에서 도움이 못되어 친구들한테 미안하기도 하고 말이 아니었다."며, "처음엔 입스인줄 모르고 스윙에서 문제를 찾았다. 그렇게 1~2년이 흐르니까 골프를 포기하고 싶었다."고 한다.

입스에서 벗어나기 위해 하루에 7~800개의 드라이버를 때렸지만 효과는 없었다. '썩어도 준치'라는 말처럼 KPGA 세미프로테스트는 쉽게 통과했다. 함께 국가대표를 지냈던 김경태가 남자골프에 '붐'을 일으키면서 승승장구할 때 그는 정회원 테스트에서 번번히 떨어지며 골프계에서 서서히 잊혀져 가는 존재가 됐다.

그는 정회원 테스트를 포기하는 대신 세미프로들만이 나가는 2부 투어로 눈을 돌렸고, 몇 번의 도전 끝에 본선에 나갈 수 있었다. 행운이 따라 드라이버가 똑바로 가면서 우승을 차지해 정회원 테스트 예선 면제를 받았고 본선을 통과했다.

시드전을 통과하고 정회원이 됐지만 드라이버가 흔들리니 번번히 예선 탈락했다. 투어프로였지만 주목 받을 만한 성적을 내지 못했다.

투어에서 성적이 안 나자 그는 군에 입대했고, 제대 후 투어에 복귀했다. 그는 "성적은 항상 밑바닥이었지만 시드는 유지했는데 2011년 코리안투어 시드전에서 떨어져 충격을 받았다"며, "같이 골프를 하는 후배들과 지역의 골프장에서 연습라운드를 했는데 OB가 없으니까 자신감이 붙었다."고 한다.

그러면서 "시합 나가서 떨리긴 했지만 예전보다 삐뚤어지게 안 나가자 입스를 극복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태훈은 전남 보성의 보성컨트리클럽 마운틴•레이크코스(Par72.7천45야드)에서 열린 보성CC클래식(총상금 3억원) 대회 3라운드에서 16언더파 200타를 적어내며 2타차 단독선두에 나서 생애 첫 우승에 발판을 마련했다.

최웅선 골프전문기자  wschoi@golfpost.co.kr

<저작권자 © 와이드스포츠,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