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다은(24.레노버)

주니어시절 국가대표 상비군을 지내고 2006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정회원이 입문해 프로 6년차를 맞은 이다은(24.레노버)이 골프를 하지 않았다면 그녀의 예쁜 얼굴과 늘씬한 몸매는 아마도 '스타' 연예인이 됐을 것 같다.

아름다운 미모와 실력을 겸비했지만 골프매니아 조차 그녀 이름은 낯설다. 프로 입문과 동시에 2부 투어를 시작한 이다은은 2008년 정규투어 '루키'로 데뷔했으나 하위권을 맴돌다 시드를 잃었다. 2009년 드림투어 4차전 준우승 등 톱10에 이름을 자주 올리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지만 정규투어 재입성에는 2년이란 시간이 걸렸다.

"2011년 정규투어 Q스쿨을 통과하고 필리핀 전지훈련에서 정말 열심히 했어요. 노력한 만큼 기대가 컸는데 지난해 최고 성적이 KLPGA 챔피언십 공동 30위였어요.(웃음) 다시 Q스쿨 가서 30위로 올라 왔죠."

이다은은 2011년 상금순위로 시드를 유지 할 수 있었지만 '지옥에 레이스' Q스쿨로 간 이유는 아버지인 히든밸리골프클럽 최고경영자(CEO) 이두화 회장 때문(?)이다.

"대회를 앞두고 아버지께 출전을 포기하고 골프장에서 일하겠다고 말씀 드렸더니 이유는 묻지도 않고 '그래라' 하셨어요.(웃음)"

"히든밸리를 경영하시는 아버지 덕에 자주 라운딩을 했고, 아버지와 함께 코스에 잡초를 뽑으며 제가 성장한 곳이에요. 누구보다 코스의 구석구석을 잘 알고 있어 우승은 못 하더라도 좋은 성적을 올릴 수 있었겠죠. 그러면 주변에서 제 실력보다 경영자의 딸이니까 당연 하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으리라 생각했어요.(웃음) 그냥 순수한 제 실력으로 평가 받고 싶어 포기했어요.(웃음)"

뿐만 아니라 2부 투어에서 활동하던 2010년에도 초청선수로 히든밸리 여자오픈에 나갈 수 있었지만 그녀는 출전하지 않았다.

"아버지가 '히든밸리 여자오픈에 초청선수로 나갈래?' 하고 물으시는 거예요. 싫다고 했죠. 이유도 안 물으시고 알았다고 하시더군요.(웃음) 제가 실력도 되지 않는데 스폰서 초청으로 나가게 되면 저 보다 실력 좋은 그 누군가가 피해를 보게 되겠죠. 선수들이 대회에 나가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하고 있는데 단지 스폰서의 딸이라서 초청을 받아 나가는 건 말이 안 되죠.(웃음)"

일찌감치 출전을 포기한 그녀는 동료 선후배들이 좋은 환경에서 최상에 실력을 펼칠 수 있도록 코스로 나가 잡초를 뽑으며, 대회 준비를 했다. 또한 대회 중에는 갤러리로 나서 동료들을 응원하며 자신이 있어야 할 자리를 대신했다.

"우승보다는 꾸준히 잘 하는 선수가 되고 싶고, 선배에게 사랑 받고 후배들에게는 존경 받는 선수가 되고 싶다."는 이다은은 KLPGA투어 시드순위 30위로 자력 출전해 안방에서 치러지는 히든밸리여자오픈에서 생애 첫 우승에 도전한다.

최웅선 골프전문기자  wschoi@golf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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