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신인왕' 놓친 박은신(22.우리투자증권)은 2011년 원아시아투어로 눈을 돌렸다. 그의 공격적인 플레이는 개막전인 인도네시아 PGA챔피언십에서 350야드를 넘나드는 호쾌한 장타를 앞세워 TV를 지켜보는 국내외 골프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심었다.

1타차로 생애 첫 우승을 잡지 못했지만 공동 3위로 대회를 마친 그는 대신 큰 무대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그러나 잘 풀릴 줄 알았던 2011년은 KPGA투어 개막전 티웨이항공오픈부터 GS칼텍스 매경오픈까지 3대회 연속 컷 탈락이라는 뜻하지 않은 암초에 좌초했다.

▲ 박은신(22.우리투자증권)/사진제공:박은신 프로

"KPGA투어 데뷔 첫해 성적이 잘 나와 장려상까지 수상하고 인도네시아 PGA챔피언십에서도 워낙 잘 쳐 기대를 많이 했는데 시즌 첫 대회에서 컷 탈락하니까 자존심도 상하고 마음이 급해졌어요. 3개 대회 연속 컷 탈락하니까 시합 나갈 때마다 컷 걱정이 앞서고 1라운드 끝나고 나면 항상 컷에 물려 있는 거예요. '내가 너무 자만심에 차 있었구나'하고 반성했습니다."

그의 불운은 계속됐다. 볼빅군산CC오픈에서 시즌 첫 컷을 통과하고 SK텔레콤오픈에서 상위권 진입을 노렸으나 기상악화로 대회가 축소됐고, 다음 대회인 레이크힐스오픈을 앞두고 열린 레이크힐스 골프장타대회에서 우승하고도 본 대회에선 부상으로 기권해야 했다.

"대회를 포기해 아쉽지만 잃었던 자신감을 찾았어요. 제가 원래 자신감으로 플레이를 하는 편이거든요.(웃음)"

2012년 시드를 걱정해야 했던 그는 하반기 안정된 플레이를 펼치며 최경주가 주최한 CJ 인비테이셔널 공동 5위로 시즌 최고 성적을 올렸다. KPGA투어와 원아시아투어 2012년 시드를 확보한 박은신은 일본프로골프투어(JGTO) Q스쿨에 도전했다.

▲ 사진제공:박은신 프로

"선배 프로님들이 '일본투어는 잘 치는 선수들이 많고 배울 점도 많아 실력이 향상된다.'며, 권유했어요. 35위 안에 들어 풀 시드가 목표였는데 차분하게 치다 보니 1위로 6라운드를 끝냈는데 이경훈(20.한체대)이 치고 올라와 공동 1위가 됐어요. JGTO Q스쿨은 연장 승부 없이 매칭스코어(백카운트)방식으로 우승자를 정하는데 경훈이가 17번홀, 18번홀 버디를 끝냈기 때문에 제가 2위가 됐어요."

"예전엔 공격적인 플레이만이 버디를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해 모든 홀을 무조건 공격이었어요. 때론 돌아가야 할 때도 있고, 공격이 아니더라도 버디 찬스를 만들 수 있다는 걸 일본 Q스쿨을 통해 그게 아니라는 걸 배웠어요."

KPGA투어 기대주에서 매 대회마다 컷 탈락을 걱정해야 했던 그는 '지난해 부진을 교훈 삼아 올 시즌 우승 욕심보다 자신을 업그레이드 시켜 더 넓은 무대로 나갈 수 있는 디딤돌로 삼겠다.'는 소박한 목표를 세웠다.

최웅선 골프전문기자  wschoi@golfpost.co.kr

<저작권자 © 와이드스포츠,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