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의 '빨간 셔츠' 공포는 없었다. 그러나 우즈의 '부활'은 임박했다.

우즈는 29일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GC(Par72.7천600야드)에서 열린 유러피언투어(EPGA) 아부다비 HSBC골프 챔피언십 최종라운드에서 25개월 만의 정규대회 우승을 노렸지만 극심한 부담감을 떨쳐내지 못했다.

반면, 최종라운드 우즈와 우승경쟁에 나선 로버트 락(잉글랜드)은 매 고비마다 탁월한 위기관리 능력을 보여주며 13언더파 275타를 기록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을 1타차 따돌리고 짜릿한 우승을 차지하며 유러피언투어 통산 2승을 달성했다.

3번홀까지 버디 2개를 잡아내며 우승을 향한 순항을 준비하던 우즈는 4번홀(Par3), 5번홀(Par4) 보기를 토해내며 뜻하지 않은 암초에 부딪쳤다. 9번홀(Par4) 버디로 추격의 고삐를 죄는 듯 하다 10번홀(Par5) 보기로 주저 앉고 말았지만 '골프황제'의 위용을 보여줬다.

3라운드까지 장타와 단타를 적절히 조합한 티샷과 코스에 따라 페이드와 드로우를 만들어 내며 그린을 공략한 '샷 메이킹'은 전성기 때보다 더 큰 잠재력을 보여주며 황제의 부활이 임박했음을 천하에 알렸다.

이번 대회를 통해 우즈가 넘어야 할 벽은 다름아닌 자신이라는 것을 여실히 증명했다. 전반 9홀까지 우승을 넘보던 우즈는 후반 들어 '부활과 우승'이라는 심리적 압박을 극복하지 못했다. 반전을 시도하려 공격적으로 나섰지만 그럴 때마다 티샷은 왼쪽으로 당겨 졌고 그린을 놓쳤다.

우즈가 부활하기 위해 남은 것은 자신감이다.

한편, 매킬로이가 2위(12언더파 276타)를 차지했고, 최경주(42.SK텔레콤)는 공동 48위로 대회를 마쳤다.

최웅선 골프전문기자  wschoi@golf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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