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퍼터를 점검하는 정일미

"골프장비에 첨단 과학이 도입돼 피팅이 일반화 된지 오래지만 드라이버, 아이언 같은 클럽에만 치중하는 게 현실이다. 티샷을 페어웨이 한 가운데 갖다 놓고 세컨샷을 핀에 붙여도 퍼팅이 들어가지 않으면 타수를 줄이지 못한다." 1997년 톰보이 여자오픈 우승을 시작으로 국내 8승과 해외 2승을 포함 프로 통산 10승을 올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정일미(39.하이마트)의 말이다.

"타수를 줄이기 위해선 스윙의 기술도 중요하지만 퍼팅 역시 빼 놓을 수 없는 부분"이라고, 강조하는 정일미는 "프로∙아마추어 할 것 없이 퍼터는 수시로 점검해 문제가 있다면 피팅을 하라."고 조언한다.

▲ KJGOLF 김민우 실장과 함께 퍼터를 피팅하는 정일미

드라이버나 아이언에 이상이 생길 경우 잘 맞은 샷이 똑바로 가지 않아 쉽게 클럽의 이상 유∙무를 쉽게 판단 할 수 있고, 1년에 한번 정도는 그립을 교체하며 자연스럽게 점검한다. 하지만 샷의 30~40%를 차지하는 퍼터의 경우 그냥 지나치기 일쑤다.

KLPGA 투어선수들의 퍼터 피팅을 담당하고 있는 KJGOLF의 김민우 실장은 "퍼팅의 정확도가 떨어지는 골퍼는 제일 먼저 그립을 체크하라."며, "퍼터가 오래될 경우 접착제의 점도가 떨어져 그립이 돌아간다. 새 제품 역시 여름철 더위와 습기, 겨울엔 추위로 인해 그립이 미세하게 틀어지기 때문에 퍼팅에 문제가 있을 땐 바로 점검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퍼터를 6개월 이상 사용하다 보면 골프백 안에서 클럽에 마찰이 생겨 샤프트와 헤드를 연결하는 '넥' 부분이 틀어지거나 간혹 샤프트가 휘어지기도 한다. 이럴 경우 일반 골프 샾에서는 전문 장비가 없어 교정이 불가능하지만 KJGOLF에선 무상 수리를 해 준다.

▲ 그린 상태에 따라 피팅한 퍼터를 테스트하는 정일미

선수들마다 차이는 있지만 처음 사용했던 퍼터를 안 바꾸는 프로가 있는 반면 나 같은 경우 시합 때 수시로 그립도 교체하고 그린 상태에 따라 퍼터를 피팅 한다는 정일미는 "미국이나 유럽선수들은 자신이 사용하는 클럽의 스펙을 알고 있어 대회장 그린상태에 따라 퍼터를 피팅 하는 것이 당연시 되고 있다. 하지만 국내의 경우 스펙도 모른 채 무작정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며, "퍼팅에 문제가 있는 아마골퍼들이 퍼터를 점검하는 것 만으로도 10타는 줄일 수 있다."고 말한다.

세계 유명 프로의 경우 같은 제품의 퍼터를 헤드가 무거운 것과 가벼운 것을 가지고 있으면서 그린이 빠를 땐 가벼운 퍼터를 그린이 느릴 땐 무거운 퍼터를 사용하기도 한다.

최웅선 골프전문기자  wschoi@golf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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