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체격에 특별한 노력 없이 장타를 치는 골퍼가 있는 반면 선천적으로 타고난 체격과 힘 그리고 꾸준한 웨이트 트레이닝(이하 웨이트)까지 열심히 하고도 남자구실(?) 못하는 '덩치'라는 눈총과 함께 '짤순이'이란 놀림까지 자존심 팍팍 구기는 골퍼가 있다.

기자는 아담한 키지만 다년간 웨이트로 한 몸하면서도 거리를 못 내고 있는 고민 많은 골퍼 중 한 명이다.

짤순이의 비애는 비슷한 기량을 갖춘 세계최고의 선수들이 경쟁하는 PGA와 LPGA투어에서도 동병상련의 아픔을 겪는다. PGA는 말할 것도 없고, LPGA투어 트로이카 시대를 풍미했던 애니카 소렌스탐(스웨덴)과 캐리 웹(호주), 박세리는 260야드를 가볍게 넘기는 장타자였다.

이들의 뒤를 이은 로레나 오초아(멕시코)와 새로운 '골프여제'에 등극한 청야니(대만) 역시 부동의 장타자다. 이런 저런 이유 때문에 선수들은 비거리를 늘리기 위해 꾸준한 웨이트로 몸을 만든다.

아마추어도 웨이트 트레이닝만으로 장타를 낼 수 있을까? 한영권 골프아카데미를 운영하며 프로와 프로지망생들을 지도하고 있는 KPGA 정회원 한영권 원장은 "프로와 달리 아마추어가 단순한 트레이닝으로 비거리를 늘릴 순 있으나 미스 샷의 위험도 그만큼 커진다."며, "웨이트와 함께 레슨이 병행 되야 한다."고 말한다.

▲ 프로선수들은 장타를 내기 위해 웨이트와 레슨을 병행한다.

평균 드라이버 거리가 220야드인 골퍼의 경우 임팩트 순간 헤드가 약간 열리거나 닫혀도 스피드가 빠르지 않아 페어웨이 가장자리나 러프에 떨어지던 볼이 30야드 정도 거리가 늘면 나무 숲이나 OB가 되기 때문에 기술적 보안이 필요하다고 한원장은 강조한다.

골프도 좋지만 처자식 먹여 살려야 하는 가장으로서 일하기도 바쁜데 연습장에 헬스클럽까지는 다소 무리. 그렇다고 마냥 짤순이로 놀림을 받을 수는 없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씹으라는 말이 있듯 주변 환경을 이용하면 된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골퍼라면 한 정거장 멀리 타고 멀리서 내려 걸어간다. 또한 좌석이 비었다고 총알같이 달려가 앉지 말고 서서 가고 아파트나 사무실을 올라갈 땐 계단을 이용한다. 건강 지키려 돈 주고 보약도 먹는데 이쯤 못할 골퍼는 없다. 자가용으로 출퇴근하는 골퍼 역시 마찬가지다. 사무실과 떨어진 곳에 주차 시키고 걸어간다. 퇴근했을 때도 바로 집으로 들어가지 말고 동네 한 바퀴 산책하고 들어간다.

모든 힘의 근원은 하체에 있어 걸음걸이만 늘려도 근육에 에너지를 축적해 비거리를 늘릴 수 있다. 하지만 근육의 힘만 길으려다가는 스윙이 망가진다. 근육은 힘의 자극을 받으면 팽창과 수축을 거듭하며 서서히 강화되고 변화되기 때문에 스트레칭으로 근육을 풀어주어야 몸에 기억된 스윙을 유지할 수 있다.

남는 게 시간 밖에 없어 헬스클럽에서 무거운 쇳덩이 들어올리는 골퍼 역시 웨이트가 끝난 후 충분한 스트레칭과 연습장에서 골프 스윙으로 뭉친 근육을 풀어 줘야 한다. 힘이 넘쳐 난다고 양껏 휘두르기 보다 쓰리쿼터 스윙으로 가볍게 볼을 때리는 것이 좋다.

최웅선 골프전문기자  wschoi@golf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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