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지애(23.미래에셋)는 한화금융클래식에 참가하느라 CN캐나다 여자오픈을 마치고 지난 31일 오전에 입국해 곧 바로 9홀 스킨스 이벤트대회인 한화 챔피언스 채리티에 참가했다. 피로를 풀 여유도 시차적응 할 시간도 없는 상황에서 오전에 입국해 오후에 우승을 하고 본 대회인 한화금융클래식에 출전했다.

첫날 1오버파 73타를 쳐 '골프지존'다운 무난한 출발을 했다. 둘째 날엔 3오버파 75타를 쳤다. 2라운드가 끝난 후 가진 인터뷰에서 "일본, 미국, 캐나다를 오가며 경기를 하다 보니 체력이 떨어졌다."고 말했다.

그렇다. 신지애는 일본, 미국, 캐나다, 한국 순으로 4주 연속 그것도 전부 다른 나라에서 경기를 치렀다. 20대의 한창 나이라 해도 '터미네이터'가 아닌 이상 체력이 바닥 날 판이다.

▲ 신지애(23.미래에셋)/KLPGA제공

신지애는 올 시즌 미국과 일본을 오가며 양대 투어를 소화하고 있다.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겠다는 생각이다. 미국과 일본 동시 석권을 노리던 올 시즌 유럽투어 '호주오픈' 일본투어 '사이버 에이전트 레이디스 토너먼트'와 LPGA투어 기아클래식과 숍라이트클래식 등 준우승 4차례를 기록했다. 우승이 없을 뿐 괜찮은 성적이다.

4라운드 대회가 열릴 경우 선수들은 그 주 월요일에 골프장에 도착해 화요일엔 공식 연습라운딩을 하고 수요일엔 프로암에 참가한다. 컷을 통과할 경우 일주일에 6~7일 동안 라운딩 하는 것이다. 세계 각지를 돌아다니며 대회를 치르는 LPGA투어의 경우 체력소비가 엄청나다. 그런데 신지애는 LPGA투어뿐 아니라 일본투어를 소화하고 있다.

모든 운동이 그렇듯 체력이 떨어지면 집중력을 잃는다. 마지막 날 더 잘 친다고 해서 신지애에게 붙은 별명이 '파이널 퀸'이다. 그런데 올 시즌엔 마지막 날 무너지기 일쑤다. 체력적 부담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신지애는 한화금융클래식 마지막 날 이븐파를 쳐 3라운드까지의 부진을 털고 7오버파 295타 공동 6위로 대회를 마쳐 체면을 살렸다. 하지만 1언더파 287타를 기록하며 우승을 차지한 최나연에 비해 아쉬움이 남는다. 최나연 역시 CN캐나다 여자오픈을 마치고 국내에 들어왔지만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던 건 신지애에 비해 피로가 누적되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미국과 일본을 오가며 두 마리 토끼사냥을 즐기다 둘 다 놓칠 수 있다. 한 곳에만 집중하는 것이 '골프지존' 신지애의 현명한 선택일 것이다.

최웅선 골프전문기자  wschoi@golf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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