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몹시 화가 난다. 스윙의 나쁜 버릇이 다시 나왔다."고 93회 PGA 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7오버파를 친 타이거 우즈가 뱉은 말이다. "컨디션이 좋아 지금 스윙대로 가자고 생각했는데 큰 대가를 치렀다."고도 했다.

PGA챔피언십 1라운드 초반 다섯 홀에서 버디 3개를 잡아내 '황제의 부활'을 예고 하는 듯 했지만 더블보기 3개에 보기 5개를, 2라운드에서는 더블보기 2개, 보기 3개에 버디는 이틀 동안 8개에 그쳤다.

우즈는 최근 대회에 출전할 때마다 "샷감을 찾았다. 우승하러 나왔다."며 강한 자신감을 표했지만 매 대회마다 더블보기와 보기를 맘껏 쏟아냈다.

길고 어렵게 셋팅 될수록 탄력을 받아 코스를 맘껏 유린하며 보란 듯이 정상을 차지하던 예전의 카리스마는 찾아 볼 수 없다. 대신 샷을 하기 전 불안과 긴장으로 굳어진 모습뿐이다.

2라운드 컷 탈락 후 우즈는 "아직 완벽한 샷 감각을 찾지 못했지만 나아지고 있다. 휴식을 취한 뒤 다시 연습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12주 만에 복귀 전을 가진 WGC 브리지스톤 인비테이셔널에서 "몇 년 만에 통증이 사라졌다. 이런 몸 상태로 돌아오기 위해 시간이 좀 걸렸다."고 우승에 대한 자신감을 우회적으로 밝혔지만 공동 37위로 끝낸 뒤 "대회에 참가한 것만으로도 만족한다."고 말을 바꿨다.

잊혀져 가는 왕년의 스타나 투어 신입생들의 기자회견 단골 '멘트'이다.

우즈가 복귀를 서두르는데는 이유가 있다. 2009년 11월 섹스스캔들 이전 우즈는 스폰서 계약과 우승상금으로 연간 1억 달러를 벌었다. 스캔들이 터지자 돈줄이던 세계적 기업들이 스폰을 철회했고, 이혼으로 인한 거액의 위자료와 주택담보대출 등으로 자금압박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섣부른 복귀는 '황제의 귀환'을 기다리는 팬들이 갈 때까지 간 그에게 등을 돌리길 재촉하는 셈이다.

최웅선 골프전문기자  wschoi@golf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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