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활약하는 한국낭자들의 성적이 초라하다. 그나마 한국여자프로골프투어(KLPGT)에서 활약하는 국내파 유소연(21.한화)이 KLPGT 상금순위 자격으로 출전한 US여자오픈에서 우승을 거둬 체면치레를 했지만 해외파의 우승 소식을 기다리는 골프팬들로선 답답할 뿐이다.

한국낭자군단의 주연배우인 신지애(23.미래에셋)와 최나연(24(SK텔레콤)의 동반 부진이 우승 가뭄으로 이어지고 있다.

최나연의 부진은 잠시 슬럼프를 겪고 있다고 할 수 있지만 신지애의 부진은 지난해와 올해 같은 기간의 성적을 비교하면 부진이라기 보단 추락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 신지애(23.미래에셋)

'왜 이런 부진이 찾아 왔을까?
신지애는 2011시즌을 시작하며 모든 걸 바꿨다. LPGA 투어 개막 5주를 앞두고 스티브 맥라이(호주)에서 글렌 도어티(미국)로 스윙코치를 바꿨고 LPGA 개막 직전 오랫동안 호흡을 맞추던 호주 출신의 딘 허든에서 숀 클루스로 교체했다. 또한 시즌 중에 그 동안 사용하던 클럽(PRGR)을 '미즈노'로 갑작스레 교체했다.

많은 전문가들이 우려를 표했지만 신지애는 "더 나은 미래를 위한 과감한 투자를 선택했다."고 일축했다. 그러나 현재의 성적만 놓고 따지면 '헤저드'에 빠졌다고 할 수 있다.

드로우 구질을 구사하던 신지애는 2009년 LPGA투어에 입문하며 샷의 정확성을 위해 페이드 샷으로 바꿨다. 2011년 초 스윙코치를 바꾸고 페이드에서 드로우 샷으로 돌아가면서 20야드 정도 거리를 늘렸다고 한다. 청야니(대만)와 10야드 정도 밖에 차이가 안 난다고 밝혔지만 청야니의 평균 거리 270야드(신지애 평균 247야드)와는 20야드가 넘는 차이가 난다. 아이언으로 따지면 두 클럽이다.

신지애는 짤순이(단타자)다. 힘(드라이버) 보다 정교하고 자로 잰듯한 아이언 샷과 컵 뒤를 맞히는 과감한 퍼팅 그리고 최종라운드에서 공격적 플레이를 펼쳐 '파이널 퀸'으로 불리며 버디를 골라내 우승으로 연결시켰다. 한마디로 승부근성이 강한 선수였다.

▲ 지난해와 올 시즌 신지애의 성적과 기록

하지만 올 시즌 LPGA투어 그린정확도(GIR)는 평균 73.3%(0.733)로 5위, 홀당 퍼팅수(PUTTS PER GREEN)는 1.770개로 11위에 있다. 반면 청야니는 그린정확도 75.2%(0.752)로 2위, 홀당 퍼팅수 1.748개로 6위에 있다. 버디부분에선 청야니가 191개로 1위 신지애는 131개로 13위이다.

LPGA에서 집계하는 공식기록을 보면 신지애는 평범한 선수보다 조금 잘하는 선수 밖에 되지 못한다. 한마디로 총체적 부진에 빠진 것이다.

156cm의 단신에서 거리를 늘리는 데는 한계가 있다. 힘(드라이버) 보다 기술(아이언)과 퍼팅에 집중해야 한다. 시즌 초반 신지애는 "아직 많은 대회가 남아 있다."며 여유를 부렸지만 절반의 대회를 치르는 동안 뒷걸음질 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시즌을 앞두고 코치와 캐디를 바꾸고 시즌 중 클럽을 교체 했을 때 많은 골프전문가들이 우려를 표했지만 "미래를 위한 과감한 투자"라고 밝혔듯 LPGA투어와 병행하는 JLPGA투어를 접고 스윙코치와 더 많은 연습 그리고 연습을 통한 클럽의 적응력을 키워야 할 때이다.

최웅선 골프전문기자  wschoi@golf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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