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에 따르면 올 장마는 스콜성 폭우가 많이 쏟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기예보에 상관없이 변덕스런 여름 날씨는 언제 어디서 어느 때 비가 쏟아질지 모른다.

골퍼들이 일기예보만 믿고 준비 없이 라운딩을 나갔다가 비라는 장애물을 만나 몸 버리고 돈 버리고 한술 더 떠 스트레스까지 팍팍 받아 온다. 그러나 열혈골퍼들은 비와 상관 없이 '빗 속에 라운딩'을 즐긴다. 사실 빗 속에 라운딩이 불쾌한 것만 아니다. 준비만 철저히 한다면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다.

▲ 레인웨어를 입은 강경남(28.우리금융저축은행)

준비를 철저히 하자!
지구 온난화 현상으로 한반도의 기후가 아열대성으로 변하는 탓에 구름 한 점 없이 태양이 이글거리는 날씨에도 우중 라운드에 대비해야 한다.

골프우산과 레인웨어(비옷), 골프 백 커버 그리고 여벌의 장갑과 여러 장의 수건은 필수품목이다. 레인웨어는 값이 비싸도 방수가 잘 되는 것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골프클럽 메이커 대부분이 레인웨어를 판매하므로 메이커에서 구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레인웨어를 구입할 때 주의할 점은 방수효과이다. 기압(ATM)으로 표기되는 레인웨어는 장시간 비에 노출 되었을 때 물방울이 섬유를 뚫고 들어가는 단위의 표기이다. 기압이 높을수록 방수효과가 뛰어나다. 골프의 특성상 비에 장시간 노출되므로 15,000~20,000기압 이상의 제품을 구입하면 18홀 내내 쾌적한 라운딩을 즐길 수 있다.

레인웨어는 바람도 잘 막아 주어 겨울철 라운딩에도 효과가 뛰어나다. 상의는 팔 부분이 착탈식으로 된 제품을 구입하면 긴 팔과 반팔의 두 가지로 착용할 수 있다.

▲ 비 오는 날 합성잡갑을 착용한 최호성(38)

양피로 된 장갑은 젖었을 경우 수축되어 쉽게 찢어지거나 스윙시 미끄러지는 현상이 심해 합성피혁으로 된 장갑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그립 등을 닦아 줄 마른 수건 역시 작은 것으로 여러 장 챙겨야 한다.

모자는 일반 골프모자보다 합성 섬유로 된 챙이 넓은 벙거지를 착용한다면 레인웨어로 가릴 수 없는 목 부분까지 비로부터 보호할 수 있다.

▲ 비 오는 날 쓰리쿼터 스윙으로 샷을 하는 최진호(27.현대하이스코)

준비가 끝났다면 즐길 차례
비 오는 날엔 습한 대기 밀도로 인해 잘 맞은 볼이라도 페어웨이에서 런이 발생하지 않아 손해가 이만 저만이 아니다. 또한, 볼과 클럽헤드의 물기로 인해 강한 임팩트가 가해질 경우 그립이 미끄러져 클럽을 놓치거나 슬라이스와 훅이 발생할 확률이 높아 평소처럼 풀 스윙은 절대 금물이다.

이럴 땐 마른 수건으로 그립을 잘 닦은 다음 평소보다 꽉 쥐고 쓰리쿼터(3/4) 스윙을 하고 티를 높게 꽂아 볼이 높이 뜰 수 있게 한다.

아이언 또한 평소보다 한 두 클럽 덜 나가게 된다는 것은 웬만한 골퍼라면 모두가 알고 있는 상식으로 드라이버와 같이 쓰리쿼터 스윙으로 남은 거리보다 두 클럽 정도 넉넉히 잡고 그린을 공략하는 것이 좋다.

그린 주변에서의 숏게임은 공격적으로 한다. 젖은 그린은 볼이 구르지 않아 핀 1~1.5미터 앞에 볼을 떨어뜨린다 생각한다. 젖은 모래에서 벙커 샷은 맑은 날의 샷 보다 쉽기 때문에 평소처럼 볼 뒤쪽의 모래만 가격해 주면 된다. 퍼팅 역시 물기로 인해 라인이 먹지 않아 라인을 덜 보고 홀을 지나치게끔 강하게 때려야 한다.

최웅선 골프전문기자  wschoi@golf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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