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21대 왕(王) 영조의 첫째 아들 효장세자가 일찍 죽자, 태어난 지 1년 만에 왕세자로 책봉되었으나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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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조대왕 동상 | ||
그의 아들 '이산(李祘)'은 할아버지 '영조(英祖)'가 승하하자 조선 22대 왕에 등극하자, 불운하게 세상을 떠난 아버지의 능을 풍수지리적으로 명당인 화산으로 옮겨 화성(華城) 축성의 계기로 삼았다.
1794년(정조18년) 1월에 착공하여 2년 8개월 후인 1796년(정조20년) 9월에 완공된 화성은 왜구의 침략에 대비한 한양 남쪽 방어기지로서의 기능과 당쟁이 극심했던 정세를 쇄신하고 강력한 왕도정치를 실현하려는 정조대왕의 원대한 구상과 맞물린 새로운 개념의 신도시로 건설되었다.
화성은 유네스코(UNESCO)가 지정한 세계문화유산으로 화성의 세계문화유산 등재에 대해 "18세기 동서양의 과학과 기술이 총 집결된 최고의 아름다운 건축물로 아시아에서 만리장성을 제외하고는 견줄만한 건축물이 없다"라고 밝혔다.
정조대왕의 혼(魂)과 효심(孝心)이 담긴 화성을 찾아가기 위해 지하철 1호선 수원역 4번 출구로 나와 버스를 타고 화성도보여행의 출발점인 팔달문(八達門)에서 내렸다. 서울 중심에서 지하철로 1시간 소요되고 수원역에서 버스로 10분 거리인 세계문화유산 화성은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여행자들에게 필수 코스로 인기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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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팔달문 | ||
키 낮은 현대식 건물들이 빼곡히 둘러싼 팔달문은 흥인지문(동대문)보다 규모는 작지만 화성을 출입하는 4대문 중 남쪽 문으로 석축으로 된 무지개문 2층에 문루가 세워져 있고 벽돌로 쌓은 옹성이 문을 둘러 싸고 있다. 문의 좌우로 성벽이 연결되어 있었지만 도로를 만들면서 헐어버려 현재는 성문만 남아 있다.
팔달문에서 조금 떨어진 팔달문안광안내소에서 시작하는 서장대코스로 발걸음을 옮겼다. 경사진 계단이 부담스럽지만 높지 않아 무리가 없다. 화성성곽을 따라 한 바퀴 도는 도보코스가 서장대부터는 내리막과 평지라 화성 전체를 관망하며 더듬기에 최상의 코스다.
성곽을 따라 한 계단 한 계단 밟아 올라가면 성곽 밖으로 돌출된 부분이 나온다. 일정한 거리마다 성곽에서 바깥으로 튀어나온 구조물의 이름은 치(雉) 또는 치성(雉城)으로 불리며, 성벽 가까이 접근하는 적을 공격하기 위한 시설물이다.
남치(南雉)를 지나 조금 올라가면 남포루(南砲樓)가 나온다. 포루(砲樓)는 벽돌로 쌓은 누각에 대포를 발사하기 위해 구멍을 뚫은 포루(砲樓)와 활을 쏘는 구멍을 낸 포루(舖樓) 두 종류가 있다.
남포루를 지나 마지막 경사를 오르면 서남암문과 만난다. 암문은 군수물자를 성안으로 공급할 수 있도록 만든 시설로 유사시에는 문을 닫아 주변에 쌓아 둔 돌과 흙으로 폐쇄하도록 했으며, 깊숙하고 은밀한 곳에 만들었다. 서남암문을 나가면 화양루라 불리는 서남각루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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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효원의 종 | ||
효원의 종 매표소에서 천원을 내고 입장권을 받는다. 다른 장소 이동시 입장권을 확인하니 버리지 말고 보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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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장대 | ||
매표소를 지나면 화성의 군사지휘본부로 사용되었던 서장대가 위풍당당한 모습으로 서 있다. 사방 100리가 한눈에 보이는 이곳은 화성 전체와 수원시를 조망할 수 있는 핵심포인트. 화성장대 누각 뒤로 쇠뇌를 쏘던 노대에 올라가 보는 것도 좋다.
서장대에 올랐다면 화성의 절반을 보았다고 할 수 있다. 이제 남은 절반을 추억 속에 담기 위해 성곽을 따라 내려가자.
화성의 4대문을 연결하는 성곽엔 포루(舖樓)와 포루(砲樓) 그리고 암문과 치(치성)가 일정한 거리마다 있다. 이것은 공격과 방어에 적합하도록 설계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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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서문과 공심돈 | ||
성곽을 따라 걷다 보면 화성의 서쪽문인 화서문과 만난다. 화서문은 정사각형의 큰 돌을 높이 쌓아 만든 축대 위에 누각을 세운 구조로 축대 가운데 무지개 모양의 홍예문과 문의 앞쪽에 벽돌로 쌓은 옹성이 있다.
서장대에서 성곽 안쪽을 걷다 서일치에서 성곽 밖으로 나와 성곽 벽을 따라 걸으면 화서문을 제일 좋은 곳에서 감상할 수 있다. 화서문 성곽 밖은 공원으로 조성되어 있어 화성과 잘 어우러져 있다. 화서문에서 공원 산책로를 따라 장안문으로 이어지는 화성의 웅장함과 아름다움은 세계문화유산 등재 이유를 잘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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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안문 | ||
화성의 정문이자 북문(北門)인 장안문은 조선 초기에 세워진 숭례문과 비슷한 규모와 구조를 가지고 있지만 옹성과 적대 같은 방어시설을 갖춘 것이 특색으로 홍예문(虹霓門) 위에 2층 누각을 올리고 홍예 위로 4개의 누조(漏槽)를 설치하고, 성벽 위에는 안팎의 총구(銃口)를 갖춘 여장(女墙)을 쌓았다. 홍예 위에 오성지(五星池)는 5개의 구멍을 갖춘 큰 물통으로 적이 성문에 접근하는 것을 막기 위한 시설이다. 장안문은 팔달문과 달리 문을 개방하여 사람이 통행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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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홍문 | ||
성문을 통해 성안으로 들어가 장안문 위로 올라가 성곽 안쪽을 따라 화성의 북수문인 화홍문으로 가자.
구불구불 이어진 성곽과 포루의 아름다움과 함께 피곤함을 느낄 쯤 자연과 동화된 화홍문은 격렬한 운동 후 샤워를 한 듯 청량감과 신선함을 선사한다. 화강암으로 쌓은 다리 위에 지은 화홍문은 남북으로 흐르는 수원천의 범람을 막아줌과 동시에 방어적 기능까지 갖추고 있다. 운이 좋다면 일곱 개의 수문을 통해 흘러 넘치는 물보라가 무지개를 만드는 화홍관창(華虹觀漲)을 볼 수 있다. 화홍관창은 수원 8경 중에 하나로 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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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무대 | ||
화홍문을 지나면 녹색 양탄자가 깔린 연무대와 화성의 동문인 창룡문(滄龍門)이 기다린다. 연무대는 군사들이 훈련하던 곳으로 현재는 수원시민과 여행자들이 활쏘기 체험을 할 수 있는 국궁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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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룡문 | ||
여기까지 왔다면 이제 남은 건 부드러운 햇살을 받으며 화성의 대미를 장식하는 것.
산이 많고 땅의 굴곡이 많은 우리나라에서 부분적이나마 평지로 이어진 성곽은 화성뿐이다. 평평한 성곽은 팔달문 옆 동남각루까지 이어진다. 여기서 빼 놓을 수 없는 것이 봉돈(烽墩)이다. 봉돈은 불이나 연기를 피워 비상상태를 알리는 통신시설로 화성의 봉돈은 성벽 일부를 돌출시켜 5개의 화두를 쌓았다. 성벽에는 총구멍을 뚫어 가까이 오는 적군을 공격하기 쉽게 했다.
동남각루로 내려오면 화성을 북에서 남으로 관통하는 수원천이 흐르고 재래시장이 형성되어 세계문화유산과 함께하는 또 다른 현대의 삶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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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성행궁 | ||
시간이 남았다면 화성행궁을 둘러보자!
행궁(行宮)이란 왕이 궁궐을 벗어나 머무는 곳으로 화성의 행궁은 가장 규모가 크고 아름답다. 효성이 지극한 정조대왕이 아버지 사도세자(장헌세자)의 능침(陵寢)인 화산릉(華山陵)을 참배하고 한양으로 돌아가는 길에 여기서 쉬어갔다.
화성을 도보여행하기에 부담스럽다면 화성행궁 뒤쪽과 연무대에서 출발하는 화성열차를 타고 돌아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화성 내에는 행궁을 비롯 정조대왕동상, 화성홍보관, 천주교수원성지, 화성박물관 등이 있다.
최웅선 기자 wschoi@golf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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