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염불암 대웅전

삼성산(三聖山) 등산로에 접어 들었다. 길 옆으론 보기만 해도 시원한 계곡이 흐른다. 사람들이 계곡에 발 담그고 망중한을 즐기고 있다. 조용한 곳을 찾아 카메라 가방을 내려 놓고 발을 담가 보았다. 몸에 쌓인 피로와 더위가 물 따라 흘러내려 간다.

‘염불암(念佛庵)’ 사적비가 손님을 맞는다. 사찰로 들어서는 계단 위 대웅전(大雄殿) 뒤로 괴암들이 병풍을 두르듯 사찰을 감싸고 그 사이 좁은 공간에 전각들이 솟았다. 대웅전 뒤편 세상을 굽어보는 미륵불에 올라가니 세상이 내 품 안에 있다.

미륵불 절벽 한 뼘 좁은 공간에도 불자를 위한 불당이 있다. 삼성산을 넘어 내려오거나 넘으려는 등산객들이 절집에 들어 불공을 드린다.

세상을 굽어 보는 미륵불과 중생에 활짝 열린 대웅전(大雄殿)은 산과 더불어 자연에 묻힌 예술품이 되었고, 대웅전 아래 장독대가 가지런히 놓였다. 한쪽 귀퉁이 해우소가 자리 잡았다. 볼일 보는 해우소(화장실)마저 자연과 하나되어 그림이 되었다.

땀이 식으니 뜨거운 커피 생각이 절로 난다. 사적비 한 켠에 자리잡은 자판기에서 커피를 뽑았다. 자연의 향과 더불어 함께 마시는 300원짜리 커피 맛이 일품이다.

▲ 염불암

염불암 소개

 

염불암은 조계종 제2교구의 말사로 신라 문무왕 때 원효, 의상, 윤필이 삼성산에 들어가 원효대사가 삼막사(三幕寺)를, 의상대사는 연주암(戀主菴)을 윤필은 염불암(念佛庵)을 창건해 수도생활을 한 천년고찰이다.

또한, 고려 태조 왕건(王建)이 창건했다는 유래도 있으며 이때 이름은 안흥사(安興寺)로 염불암의 시초로 전해지며, 조선 태종 7년(1407) 한양의 백호에 해당하는 관악산의 산천기맥을 누르기 위해 왕명으로 사찰을 대중창 했고, 조선 후기 철종 때에 이르러 도인(道印)스님의 칠성각 건립과 1992년 청봉(靑峰)스님에 의해 요사체와 대웅전이 완공되어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높이 8m의 미륵불은 1947년 성공(性空), 기석(奇石), 화상(和尙)이 주지로 부임하여 낡고 퇴락한 전각(殿閣)을 늘 가슴 아프게 생각하며 불사(佛事)를 준비하던 중, 꿈에 미륵보살(彌勒菩薩)이 나타나 마애불상(磨崖佛像)을 새겨 널리 중생(衆生)을 구제하라는 현몽(現夢)을 받들어 1964년부터 5년의 불사 끝에 완공된 것이다.

염불암 찾아가기
안양예술공원에서 올라가기
지하철 1호선 안양역 하차(2번 마을버스로 이동. 순환버스라 예술공원행(行)인지 필히 물어봐야 한다)→ 안양예술공원→ 공원 산책로 따라 400m 가면 공원 주차장에서 왼쪽으로 표지판 따라 간다. 승용차로 갈 경우 염불암까지 가능하다(사찰 외부에 주차장 있음)

서울에서 가기
관악산 주변 등산로를 따라 삼막사→ 염불암의 등산코스가 있다.

최웅선 기자  wschoi@golf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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