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 장비 챙겨 지하철을 타기 위해 지하철역으로 가면서도 목적지를 정하지 못하고 무작정 열차에 몸을 맡겼다. 몇 정거장을 지나칠 때까지 마땅히 떠오르는 장소가 없다.
“에이~ 그냥 집에서 쉴걸 그랬나?”
푸념 섞인 한 숨을 뱉으면서도 집으로 돌아갈 수 없는 심정!
“그래, 한강이나 가자!”
1호선 신도림역에서 2호선으로 갈아타고 합정역으로 향했다. 당산철교 위를 달리는 열차에서 내려다 본 한강은 풍경화 그 자체였다. 맑고 깨끗한 코발트색 하늘엔 솜사탕 같은 하얀 뭉게구름 그리고 저 높이 태양이 빛나고 강 위엔 요트가 바람에 실려 우아한 자태를 한껏 뽐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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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디자인서울 갤러리 | ||
월드컵경기장역에서 내리자 소리 없는 월드컵의 함성이 심장을 압박하며, 지난 6월 태국에서 지켜본 ‘2010 남아공월드컵’ 대한민국 첫 경기의 감동이 되살아난다. 극단적 대립으로 80여명이 넘는 사망자와 수천 명의 부상자를 낸 태국 반정부 시위대 ‘빨간옷(레드셔츠)’의 여운이 채 가라 앉기도 전 빨간셔츠를 입고 노천바로 가 태국 친구들과 대한민국을 목 터져라 응원했던 그 전율 그대로 느끼며 2,3번 출구로 나오니 월드컵경기장이 한 눈에 들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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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모정 | ||
산이라 부르기에 민망할 정도로 낮은 매봉산 아래 위치한 사모정은 월드컵경기장이 완공되면서 세워진 정자로 정자 주변이 생태연못으로 조성되어 꽃창포, 물억새 등을 비롯 여러 식물들이 서식하고 있다. 정자를 끼고 돌계단을 올라가면 도심에선 밟기 힘든 흙 길이 대나무 숲과 함께 이어진다.
옛날 밤이면 매가 잠들고 낮이면 부엉이가 잠들었다는 매봉산엔 특별한 볼거리는 없다. 매봉산 정상의 우수조망점도 화려한 서울의 모습을 담을 수 없고, 나무에 가려 월드컵경기장도 볼 수 없다. 굳이 볼거리를 꼽으라면 ‘풀무골 대장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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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나무와 잣나무로 우거진 산책로 | ||
풀무골 대장간은 평소에는 문이 잠겨 창문을 통해 내부를 볼 수 있으며, 단체관람의 경우 마포문화원 또는 구청(공원녹지과)에 문의하면 내부 관람이 가능하다.
매봉산은 소나무와 잣나무가 대부분으로 향긋한 숲속의 향기를 만들어 내는 ’피톤치드(Phytoncide)’가 산림욕장보다 강해 느린 걸음으로 숲의 향기를 깊이 들이 마시고 조금씩 내뱉는 것이 좋다. 피톤치드는 식물을 의미하는 ‘피톤(phyton)’과 살균력을 의미하는 ‘치드(cide)’의 합성어로 활엽수보다 소나무, 잣나무에서 많이 발생하며, 주성분인 ‘테르펜(terpene)’이 숲속의 향기를 만들어 낸다.
나무나 식물들이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뿜어내는 ‘피톤치드’는 기분을 좋게 해 주는 기능 외에도 기관지 천식, 심장강화에도 좋으며, 피부를 소독하는 약리 작용도 하며, 초여름부터 초가을까지 일사량이 많고 온도와 습도가 높은 시간대인 오전10시~오후3시까지가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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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디자인서울 갤러리 앞에 설치된 자전거를 타는 어린이 | ||
월드컵경기장역 2,3번 출구 앞 월드컵경기장 북측 만남의 광장에 서울의 미래를 볼 수 있는 ‘디자인서울갤러리’가 있다. 시민과 함께 서울의 비전을 공유하고 홍보하기 위한 시설로 잠깐 시간을 내 볼만하다. 입장료는 무료이며, 인터넷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Tip
월드컵경기장역 2,3번 출구 방향 개찰구를 빠져 나오면 오른쪽으로 도시철도공사에서 운영하는 ‘5678행복미소’라는 안내소가 있다. 월드컵경기장 주변 안내를 받을 수 있으며, 갑작스런 우천시 무료로 우산을 대여해 준다.
교통편
지하철 6호선 월드컵경기장역 하차 2,3번 출구
시내버스 정류장(서측): 7714, 7715, 701, 571, 6715 (남측): 171, 271, 7011, 7012, 7013
자가용: 강변북로 성산대교 북단에서 월드컵공원 방면 진입 후 직진
최웅선 기자 wschoi@golf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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