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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메모]더 CJ컵에서 만난 축구선수 김정수…성공의 숨은 주역들
최웅선 기자 | 승인 2019.10.21 05:08
▲ 선수들의 티샷이 끝나면 어김 없이 티잉 그라운드를 청소하는 예원예대 축구부 김정수 선수<와이드스포츠 최웅선 기자>

[와이드스포츠(제주) 최웅선 기자]한국유일의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정규대회인 ‘더 CJ컵@나인브릿지’가 올해도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대회가 진행되는 동안 세계 톱클래스 선수들의 샷에 갤러리의 탄성과 환호는 오케스트라의 합주처럼 한라산 자락에 울려 퍼졌다. 선수와 갤러리가 만들어낸 종합 예술이라는 표현이 딱 맞을 정도다.

이번 대회는 갤러리 동선에서 굴러다니는 쓰레기를 볼 수 없었지만 선수와 캐디 외에는 절대 들어 갈 수 없는 티잉 그라운드는 부러진 ‘티’가 뒹군다.

그러나 2번홀 만큼은 부러진 티마저 볼 수 없었다. 자원봉사자 때문이다.

선수들이 티샷을 끝내고 이동하면 어김없이 티잉 그라운드로 올라가 티를 줍고 ‘디보트’로 떨어진 잔디를 깨끗하게 치우는 이가 있었다.

예원예술대학교에 재학 중인 김정수(21) 씨다. 2017년에 이어 올해 두 번째 자원봉사자로 참가했다. 스스로 나온 것이 아닌 학교 측의 단체 자원봉사다.

사실 강제(?) 동원에 가까운 봉사라 자신이 맡은 일만 수행할 뿐 일을 만들지 않는다. 더욱이 골프를 전혀 모르는 데다 골프와 관련 없는 전공이라 그들의 지루함과 피곤함은 상상을 초월한다.

그런데도 김정수 씨는 스스로 일을 만들었다. 그는 “골프는 모르지만 세계적인 선수들이라고 들었다”며 “그들이 보다 깨끗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경기한다면 우리나라의 이미지가 좋아질 것 같아서 청소를 한다”고 쑥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 쾌적한 환경의 2번홀 티잉 그라운드에 저스틴 토마스가 코스를 바라보고 있다<와이드스포츠 최웅선 기자>

김정수 씨가 골프는 문외한이지만 그는 예원예대 축구부 소속의 현역 축구선수다. ‘골프도 모르고 실업 또는 프로팀에 가기 위해 연습해야 하는 것 아닌가, 여기는 지루하고 힘들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는 “어차피 왔는데 짜증을 내기보다 즐거운 마음으로 봉사하는 것이 정신 건강에도 좋다”고 웃었다.

그의 꿈은 가슴에 호랑이 마크를 다는 것이라고 한다. 국가대표가 되고 싶다는 것이다. 사실 축구의 주류가 아닌 비주류 학교에서 국가대표를 달기란 하늘의 별따기 보다 어렵지만 꿈을 버리지 않는 청년이다.

PGA투어는 전 세계 수억 명이 TV를 통해 시청하고 갤러리 또한 한국에 주재하는 외국인까지 1라운드부터 4라운드까지 46,314명이 대회장을 찾았다.

그가 축구선수로서 국가대표는 되지 못했을망정 한국유일의 PGA투어 대회인 더 CJ컵@나인브릿지‘에서 보여준 그의 행동은 그 누구보다 멋진 국가대표였다.

이번 더 CJ컵에 나온 대학생 봉사자 중 김정수 씨처럼 묵묵히 즐거운 마음으로 봉사하는 이름 없는 그들이 있었기에 세계 톱클래스 선수들의 신기에 가까운 샷과 더불어 청명한 가을하늘과 푸른 잔디 그리고 한라산 자락이 뿜어내는 ‘피톤치드’의 쾌적함만이 있었다.

최웅선 기자  widesport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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