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타를 잃고도 단독선두로 순위가 상승한 이태희

[와이드스포츠(김해) 최웅선 기자]뚝 떨어진 기온과 강한 바람은 KPGA 코리안투어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총상금 10억원) 3라운드 ‘무빙데이’를 준비하는 선수들을 위축시키기에 충분했다.

1타차 단독선두로 3라운드를 출발한 이형준은 이날 버디는 2개에 그치고 더블보기 2개와 보기 2개를 쏟아냈다. 우승 문턱에서 무려 4타를 잃고 바람에 흔들린 이형준은 선두에 2타차 공동 2위로 밀렸다.

이날 대회장엔 시속 25km의 강풍이 불었다. 전날 “샷감이 올라오고 있어 자신있다”던 이형준의 ‘샷감’엔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강풍은 잘 맞은 공을 엉뚱한 방향으로 보내기에 모자람이 없었다.

선수들은 바람 앞에 추풍낙엽처럼 무너졌다. 하지만 난코스에서 스코어를 줄인 ‘바람의 아들’도 있었다.

‘테리우스’ 김태훈(33)은 2번홀(파3) 보기로 출발해 전반 9홀에서 1타를 잃었다. 그러나 후반 들어 버디 3개를 수확하고 ‘데일리베스트’ 동타인 2언더파를 쳐 단숨에 공동 2위(4언더파) 그룹에 합류하고 우승경쟁에 뛰어들었다. 바람의 행운도 있었다.

김태훈은 “먼저 퍼팅을 하던 동반자의 공이 같은 퍼팅라인에 있었는데 슬라이스 라이였다. 퍼팅을 하자 바람에 공이 밀려 훅 라인으로 흘러갔다”며 “그 장면을 보고 슬라이스 라이에서 똑바로 보고 쳐 행운의 버디를 잡았다”고 했다.

1타차 공동 2위로 선두추격에 나선 이태희 또한 버디 1개와 보기 3개로 2타를 잃었지만 단독선두로 올라섰다. 공동 2위 그룹에 1타차 단독선두다.

이태희는 “오늘 같이 바람은 쉽게 경험할 수 없는 경우”라며 “‘내가 아직 골프를 덜 쳤구나’란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지난주 제주도에서 막을 내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더 CJ@ 나인브릿지‘ 때도 시속 25미터가 넘는 ’돌개바람‘ 바람이 불었지만 방향이 일정해 큰 어려움은 없었다. 하지만 이날 경남 김해의 정산컨트리클럽에는 회오리였다.

28일은 대회 마지막 날 4라운드가 펼쳐진다. 일기예보에 따르면 정오부터 경기가 끝날 때쯤인 오후 3시까지 시속 25km의 바람이 예고됐다. 누가 바람의 아들로 일곱 번째인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널 정상에 오를지 기대되는 이유다.

최웅선 기자  wschoi@focusinasi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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