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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인터뷰]아마추어 류은수, “꼴찌는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성장 디딤돌”
최웅선 기자 | 승인 2018.08.24 10:45
▲ 티샷 후 공을 바라보는 류은수<사진=강병구 기자>

[정선=와이드스포츠 최웅선 기자]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하이원리조트 여자오픈(총상금 8억원) 1라운드가 열리는 강원도 정선의 하이원 마운틴-밸리코스(파72) 10번홀 티잉 그라운드에서 ‘베터랑’ 박유나(31), 유효주(21) 그리고 아마추어 류은수(18)가 티샷을 준비하며 몸을 풀었다.

올해 KLPGA투어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핫한’ 선수들은 아니었지만 티잉 그라운드 주변엔 유난히 갤러리가 많았다. 이 대회 유일한 아마추어 출전자 류은수를 응원하러 온 팬들이다.

아마추어지만 분위기만큼은 ‘톱플레이어’ 못지않게 뜨겁다. 노구를 이끌고 손녀를 응원하러 온 할아버지 할머니 그리고 부모의 지인들까지 류은수가 태어나고 자란 곳이 이곳이라 대규모(?) 응원단이 모인 것.

사실 류은수가 하이원리조트 여자오픈에 출전하리라곤 생각하지 못했다. 그래서 그의 부모는 지인들과 단체로 유럽여행 중이었다.

후원사인 ‘하이원’이 지역 유망주로 눈여겨봐 온 류은수를 갑작스레 추천하면서 대회 전날 저녁 갑작스레 귀국한 것. 매 대회 철저한 준비를 하는 투어선수와 달리 류은수는 준비조차 없는 상황이었다.

▲ 티오프 전 동반자들과 공을 확인하는 사진 왼쪽부터 박유나, 류은수, 유효주<사진=강병구 기자>

자신을 응원하러 온 구름갤러리(?)의 압박감 때문인지 첫 티샷이 왼쪽으로 말렸다. 실수가 이어졌지만 파를 지켰다. 괜찮은 출발이다.

아마추어지만 그에겐 이곳 하이원 마운틴-밸리코스는 홈그라운드다. 초등학교 때부터 이곳에서 주니어 시합을 매년 출전했고 자주 연습라운드를 했다. 그래서 내심 본선진출에 자신감이 있었다.

그러나 스코어는 실망 그 자체였다. 태풍 ‘솔릭’의 영향으로 강풍이 부는 악천후 속에 전반 9홀에서 보기 5개를 쏟아냈고 후반에는 더블보기 1개와 ‘양파(쿼드러플 보기 +4)’까지 더해 11오버파 ‘꼴찌’다.

류은수는 “우리 가족을 비롯해 많은 분들이 응원을 나와 엄청난 부담감 때문에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냈다. 죄송할 따름”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류은수의 실력이 형편없는 것은 아니다. 지난 6월 프로대회에 첫 출전한 한국여자오픈에서 1타가 모자라 컷 탈락의 고배를 마셨지만 위기 상황에서 멋진 샷을 뽐내며 ‘무한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기도 했다. 하지만 생전 처음 지인들이 보는 앞에서 이날 경기는 경험이 없는 그에겐 큰 짐이었다.

그는 “주변 분들에게 실망스런 모습을 보여 죄송하다”고 거듭 사과한 뒤 “이번 대회에 출전하면서 내가 투어를 뛰기 위해 어떤 점을 더 보안해야하고 무엇이 부족한지 확실히 알았다. (프로 턴에)아직 시간이 있는 만큼 부족한 것을 채워 정규투어에 진출하겠다”는 성숙한 모습을 보였다.

대부분의 선수가 꼴찌를 하면 “컨디션이 나빠 샷이 흔들렸다”는 등 구구절절 변명을 늘어놓는다. 그러나 류은수는 당당한 모습이었다. 자신에게 실망하고 부끄러워하기보다 터질 듯한 긴장과 압박감 속에서도 자신의 부족한 점을 배웠다.

류은수는 “오늘 비록 꼴찌를 했지만 오늘 골프가 나의 마지막이 아니다. 내겐 나를 발전시킬 수 있는 내일이 있고 미래가 있다”며 “이번 대회가 나를 더 높은 곳으로 성장시킬 수 있는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목소리에 힘을 준다.

누구나 골프를 시작했을 때 꼴찌를 경험한다. 어떤 이는 자신에게 실망하고 좌절하지만 류은수는 꼴찌라는 창피함 보다는 자신의 성장발판으로 만들었다.

류은수는 내년 프로 턴이 가능해 빨라야 2020년에나 KLPGA투어에서 만날 수 있다. 당당함과 겸손함을 갖춘 그가 KLPGA투어에 어떤 모습으로 등장할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최웅선 기자  wschoi@focusinasi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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