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료들에게 우승 축하 세레머니를 받는 김태훈<KPGA제공>

[양산=와이드스포츠 최웅선 기자]코리안투어 김태훈(33)하면 ‘장타왕’을 떠올린다.

김태훈은 2013년 코리안투어 보성CC클래식에서 350야드가 넘는 파4 홀에서 ‘원 온’을 시키는 등 월등한 비거리를 뽐내며 생애 첫 승과 함께 그해 장타왕에 등극했다.

당시 8년간의 드라이버 입스를 극복하고 꿈을 이룬 그의 골프인생스토리는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선수와 골프팬들에게 큰 감동을 줬다.

또 드라이버 입스에서 벗어나기 위해 ‘범식’이란 이름을 ‘태훈’으로 바꾼 일화는 그의 유명세를 더하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장타자의 약점인 공을 멀리 치지만 똑바로 보내지는 못하는 약점은 동전의 양면처럼 그에게 약보다는 독이 됐다.

2015년 카이도골프 LIS 투어챔피언십 우승 이후 2년 9개월 만에 동아회원권그룹 부산오픈에서 통산 3승을 달성한 그는 “멀리 칠 수는 있지만 똑바로 보내는 건 어려웠다”며 “작년에 스윙을 교정하고 익숙해지면서 큰 힘 들이지 않고 비거리가 더 늘었다”고 말했다.

이어 “2013년 장타왕에 올랐을 때가 가장 멀리 칠 때”라며 “요즘엔 힘을 안 들이고도 평균 300미터(328야드)를 내보낸다”고 덧붙였다.

김태훈은 결혼과 함께 많은 변화가 있었다. 스윙교정은 물론 경기가 잘 안 풀릴 때 그의 얼굴에 고스란히 나타났다.

그는 “화가 나면 일부러 참으려고 하지 않고 표출한다. 하지만 지금은 완전히 달라졌다”며 “기술에 자신이 있다 보니 내 자신을 컨트롤 하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김태훈은 “전체적인 ‘OB(아웃오브바운즈)’ 횟수가 많이 줄였다”고 한다. 기술에 자신이 있다 보니 티샷 문제도 적어졌다. 그러나 내심 기대했던 상반기 성적은 기대에 못 미쳤다.

그는 “상반기 샷감은 좋았지만 성적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언제든 우승할 수 있다는 자시감이 있었다”며 “오늘 아침에 문득 우승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주변에서 잘 치면 우승할 수도 있다고 격려를 해 주었는데 정말로 우승했다”고 말했다.

김태훈은 최종일 선두에 5타 뒤진 공동 19위로 출발해 1번홀부터 5번홀까지 5홀 연속 버디를 잡아내고 우승경쟁에 뛰어들었다. 그리고 후반 홀에서 버디 4개를 더 보태 역전 우승을 만들어냈다.

김태훈이 이날 기록한 9언더파 63타는 자신의 코리안투어 최저타 기록이지만 그는 2013년 말 일본프로골프투어(JGTO) 퀄리파잉 토너먼트 2차전에서 알바트로스(파5홀에서 2타로 홀 아웃)와 이글, 버디를 합해 12언더파를 기록하기도 했다.

기술적인 자신감과 강한 맨탈을 보유한 김태훈은 대회 첫날 ‘OB(아웃오브바운즈)’를 4개나 쏟아냈다. 순위는 4오버파 공동 113위였다.

컷 탈락 위기에 있던 그는 특유의 몰아치기로 순위를 끌어 올리고 극적으로 본선에 합류했다. 그리고 ‘무빙데이’에서도 OB를 냈지만 최종일 역전우승의 반전 드라마를 만들어냈다. 포기하지 않는 그의 집념이 만들어낸 값진 우승이다.

그의 우승은 코리안투어의 흥행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는 “시즌 중반 이후에 첫 승을 거뒀지만 앞으로 남은 대회에서 두 번 더 우승하고 싶다”는 시즌 목표를 밝혔다.

최웅선 기자  wschoi@focusinasi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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