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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메모]1등이어야만 하는 그릇된 ‘팬심(心)’
최웅선 기자 | 승인 2017.09.18 07:57
▲ 제33회 신한동해오픈 우승자 캐나다교포 리차드 리<신한금융그룹제공>

[와이드스포츠=최웅선 기자]제33회 신한동해오픈이 2년 연속 해외선수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그나마 위안이라면 리차드 리의 부친이 코리안투어에서 활동하던 이형철 프로의 아들이라는 것과 아버지가 스윙코치라는 점이다.

그렇지만 코리안투어에 무한한 애정을 쏟고 있는 ‘골프팬’의 입장에선 앞마당에서 2년 연속 해외선수에게 우승을 내주었다는 게 무척이나 가슴 아프다.

반면 어떤 이들은 이번 대회를 두고 코리안투어 선수들의 기량이 해외선수들과 수준차이가 난다고 평가절하 한다.

신한동해오픈 필드사이즈는 코리안투어와 아시안투어 시드순위 각 54명과 양대 투어 우승자 및 초청선수 24명을 포함 132명이다. 이중 71명이 본선에 진출했다. 71명의 본선 진출자 중 한국선수는 39명으로 우승자인 리차드 리와 일본프로골프투어(JGTO) 상금랭킹 1위로 이번 대회 초청선수로 참가한 재미교포 김찬을 포함해 해외선수는 32명이다.

비록 우승과 준우승을 해외선수들에게 내주었지만 코리안투어 선수들은 기량 면에서는 결코 뒤지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혹자는 ‘안방’에서 당연한 것 아니냐고 반문할 것이다. 그러나 신한동해오픈은 국내에서 치러지는 대회라는 것만 빼고는 ‘홈그라운드’의 이점은 없었다. 대회 코스인 베어즈베스트청라 골프클럽은 코리안투어 선수들이 자주 접할 수 없는 양잔디였다. 오히려 해외선수들에게 익숙한 코스다.

JGTO 상금랭킹 1위 김찬은 대회개막 전 기자회견에서 “코스와 그린의 잔디가 내가 자란 미국과 똑같아 내게 상당히 유리하다. (우승)기회가 있다”고 했다. 아시안투어 선수 모두가 ‘이심전심’이었을 것이다.

투어선수들에게 코스 잔디는 페어웨이와 어프러치 샷에서 스핀이 달라지고 러프에서의 클럽선택, 그린에서의 퍼팅라인, 스토로크의 강도조절 등 전체적인 부분에서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해외선수들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코스였다. 그렇다고 우승을 못한 것이 변명이나 자랑거리는 아니다.

▲ 신한동해오픈을 최종일 갤러리<신한동해오픈 제공>

이번 신한동해오픈은 배상문의 ‘투어복귀’전으로 화제를 모았다. 그러나 2년의 공백기를 감당하지 못하고 예선 탈락했지만 ‘톱스타’ 배상문이 빠진 3라운드에만 8,330명의 갤러리가 입장했고 최종일 경기에는 14,106명이 대회장을 찾을 만큼 열기가 뜨거웠다.

모처럼 구름갤러리 앞에서 우리 선수들이 우승했다면 기쁨은 배가 됐을 것이다. 그러나 현장에서 코리안투어 선수들의 플레이를 본 14,000여명의 갤러리들은 3위라는 성적이 못내 아쉬웠지만 그들에게 아낌없는 응원의 박수를 보냈다.

지난해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태권도 남자 68kg급에 출전한 이대훈은 당시 세계랭킹 1위로 강력한 금메달 후보였다. 하지만 8강전에서 ‘무명’인 요르단 선수에게 패했다. 대회장의 관중들은 경기에 진 이대훈에게 야유를 보내기보다 응원의 박수를 보냈고 힘을 받은 그는 심각한 부상에도 불구하고 패자부활전을 통해 동메달을 따냈다.

스포츠에는 승자와 패자가 있기 마련이다. 승자도 언젠가는 패자가 되고 패자가 승자가 되는 것이 스포츠다. 그래서 스포츠가 ‘각본 없는 감동의 드라마’라고 한다.

우승하지 못했다고 평가절하하기 보다 최선을 다해 플레이한 그들에게 응원의 박수는 코리안투어 선수들이 세계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디딤돌이 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최웅선 기자  wschoi@focusinasi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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