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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웅선의 인사이드]레이디 티 박스에서 치면 언더파 나오나?
최웅선 기자 | 승인 2017.09.11 03:20

[와이드스포츠(인천)=최웅선 기자]지난10일 인천 서구의 드림파크컨트리클럽 드림코스(파72.6938야드)에서 막을 내린 티업·지스윙 메가오픈은 대기록들이 쏟아졌다.

코리안투어 ‘불곰’ 이승택(21)이 작성한 18홀 최저타인 12언더파 60타, 대회 우승자 장이근(24)은 54홀 최저타인 23언더파 193타, 그리고 72홀 28언더파 260타란 대기록을 작성했다. 이뿐이 아니라 2007년 김경태(31) 이후 10년 만에 ‘루키’의 ‘멀티우승’을 달성했다.

새로 작성되는 코리안투어의 대기록들을 써 내느라 대회장에 마련된 미디어센터 내 기자들은 시쳇말로 소변보고 뭐 볼 시간도 없을 만큼 분주했다.

그러나 쏟아지는 대기록 앞에 싱글벙글해야할 ‘KGT(한국프로골프투어)’ 임직원들은 맘 놓고 웃지 못했다. ‘코스가 너무 짧고 쉬운 것’ 아니냐는 기자들의 질책(?)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 티업·지스윙 메가오픈 3라운드 18번홀에서 고난위도의 벙커샷을 하는 장이근

절대(?) 아니라는 볼멘 목소리로 항변하지만 기자들은 도무지 믿으려 하지 않았다. 의심의 눈초리는 계속됐고 결국 미디어센터에 들어오는 선수에게 질문공세가 이어졌다. “코스가 쉽다고 스코어가 잘 나오는 건 아니다”라는 한결같은 답이 돌아왔다.

사실 골프담당 기자들의 골프실력은 수준급이다. 전문적인 지식을 통해 골프기사를 써야하는 기자들 중 한때 휴직계를 내고 1년간 호주로 골프유학을 다녀온 이도 있고 각고의 노력과 연습 끝에 언더파를 가끔 적어내는 기자도 있다. 또 골프를 전공한 이도 있다.

기자 또한 한 때 프로골퍼를 꿈꾸던 언더파 실력과 함께 유명출판사의 의뢰로 미국PGA투어에서 활동하고 있는 김민휘(25)의 스승인 이범주 프로와 함께 골프레슨 교습서를 공동 저술한 적이 있는 실력파(?)다.

따라서 조금 쉬운 코스는 있어도 쉽다고 ‘물 반, 고기 반’인 것처럼 버디와 이글을 잡아낼 수 없다는 걸 잘 알고 있다. 아니 싱글골퍼만 되도 이쯤은 잘 아는 사실이다.

사실 이번 대회 코스가 다른 대회와 달리 전장이 조금 짧다는 것 외에는 쉬운 부분은 없다. 아니 그린은 다른 대회코스보다 더 까다롭고 어려웠다. 대회 코스자체가 쓰레기 매립장 위에 건설돼 코스 밑에 묻힌 쓰레기 더미에서 뿜어져 나오는 메탄가스로 그린이 ‘울퉁불퉁’해 상대적으로 더 어려움을 겪었다.

그런 문제점을 잘 알고 있는 기자들이 ‘쉬운 코스’라고 짓궂은 농담을 건네는 건 스윙의 기술적 완성도가 높아진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냄과 동시에 여자투어와 달리 현미경을 들이대기 때문이다.

▲ 18홀 12언더파 60타 스코어를 들고 활짝 웃는 이승택

이번 대회에서 코리안투어 18홀 역대 최저타를 경신한 이승택은 드라이버를 집에 모셔두고(?) 출전했다. 우드로 티샷해도 270미터까지 가기 때문이다.

사실 남자투어 갤러리를 해본 골퍼라면 코리안투어 선수들의 ‘샷 메이킹’ 능력에 혀를 내두른다. 제트기가 공기저항을 뚫고 초음속으로 날아가는 것처럼 남자선수들의 공은 굉음을 내며 목표지점으로 날아간다. 또 페어웨이에서 친 아이언 샷이라면 웬만큼 단단하지 않은 그린이면 떨어진 자리에서 멈춘다. PGA투어와 견주어도 모자람 없는 실력이다.

작년까지만 해도 코리안투어 선수들은 대회가 없어 실력발휘를 하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대회가 늘어났고 새로운 얼굴들이 대거 출전기회를 얻으면서 ‘상향평준화’된 실력을 뽐내고 있는 것이다.

장이근의 72홀 28언더파와 이승택의 18홀 12언더파를 ‘평가절하’ 하는 이가 적지 않다. 그들에게 묻고 싶다. 레이디 또는 시니어 티잉 그라운드에서 티샷하면 버디를 밥 먹듯 낚을 수 있는지 또 언더파 스코어가 나오는지….

코리안투어 선수들의 실력을 애써 깎아 내리기보다 그들의 수순 높은 실력에 박수를 보내는 건 어떨까?

최웅선 기자  wschoi@focusinasi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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