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렉시 톰슨<자료사진=와이드스포츠DB>

[와이드스포츠=최웅선 기자]시청자 제보 벌타 방지를 위해 벌타와 관련 골프규칙을 개정한다고 한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였던 ANA인스퍼레이션에서 시청자제보로 4벌타를 받고 우승을 놓친 이른바 ‘렉시법’이다.

미국 골프전문매체인 ‘골프위크’는 25일(한국시간) 영국왕립골프협회(R&A)와 미국골프협회(USGA)가 가칭 ‘렉시법’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R&A와 USGA는 매년 불합리한 골프규칙을 개정해 나가고 있다. 환영할만한 일이다. 하지만 이번 렉시법은 의외다.

골프는 심판이 없는 유일한 스포츠다. 대신 경기위원회가 있다. 경기위원이 하는 일은 토너먼트 코스세팅부터 선수들에게 골프규칙을 해석해 벌타를 부과하거나 구제를 해준다.

ANA인스퍼레이션 3라운드 17번홀 그린에서 렉시 톰슨(미국)은 공을 집었다 놓으면서 원래 위치가 아닌 홀 쪽으로 가까운 곳에 공을 놓는 장면이 시청자에 의해 발각돼 다음날 최종라운드 경기 도중 4벌타를 받았다.

▲ ANA인스퍼레이션 3라운드 렉시 톰슨의 볼 위치가 바뀌는 장면<골프닷컴 캡처>

사실 토너먼트에서 흔히 일어나는 일이다. 이유가 있다. 골프규칙은 ‘그린에서 ‘피치마크’ 외에는 수리를 할 수 없다‘는 규정이 있다. 그러나 그린에는 선수들의 스파이크 자국 등 여러 상처가 있다. 때문에 퍼트라인에 걸리면 짧은 거리의 퍼트도 방향이 바뀌어 실패한다.

그래서 선수들은 알게 모르게 공을 집었다 놓으면서 조금씩 방향을 바꾸기도 한다. 또 마크를 하면서 조금씩 홀 쪽으로 다가가는 경우도 있다. 이른바 ‘동전치기’다. 물론 대부분의 선수는 그러지 않는다.

이번 톰슨도 그런 경우라고 짐작된다. 공을 집었다 놓으면서 실수라고 하기엔 원래 위치와 너무나 동떨어진 거리기 때문이다.

톰슨은 실수라고 변명하지만 ‘동전치기’ 일수도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R&A와 USGA는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기는커녕 가칭 ‘시청자 제보 벌타 방지법’을 만들겠다고 한다.

선수들이 동전치기의 유혹을 받는 가장 큰 이유는 ‘피치마크’ 외에는 수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시청자 방지법 보다는 피치마크 외에도 그린의 상처를 수리할 수 있도록 규칙을 개정하는 것이 합당하다고 본다.

그런데 R&A와 USGA는 부당한 골프규칙은 외면한 채 엉뚱한 규정을 만들겠다고 한다. 모든 스포츠에 반칙은 있다. 실수라도 반칙이 발각되면 예외 없이 그에 준하는 재제를 받는다. 실수라도 반칙은 반칙인 것이다. 그것이 스포츠의 냉정한 현실인 것이다.

최웅선 기자  wschoi@focusinasi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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