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산 외암마을과 설화산 풍경<한국관광공사 제공>

[와이드스포츠=강혁 기자]아산 외암마을은 우리 조상의 삶의 방식을 대대로 이어가고 있는 예안 이씨 집성촌이다.

외암마을 입구에 들어서면 마을 앞으로 넓은 농경지가 펼쳐지고 뒤로는 예암산이 병풍처럼 감싸고 있다.

작은 다리를 건너자 물레방아와 마을 중심으로 통하는 큰 길과 좌·우 샛길이 있다. 큰길을 따라 조금 올라가면 반가의 고택과 나지막한 돌담이 늘어서 있다. 돌담 위로 감나무와 대추나무가 겨울을 나고 있다.

외암마을에는 기와집과 초가집 등 전통 한옥 60여 채가 옹기종기 모여 있다. 주요건물은 건재고택(영암댁), 참판댁, 감찰댁 등 택호가 있는데 주로 고택의 주인의 관직이나 부임한 지역 이름을 따서 붙였다.

외암마을을 대표하는 고택으로는 건재고택과 참판댁을 꼽는다. 건재고택은 영암군수를 지낸 이상익이 살던 집으로 마을 이름의 유래가 된 ‘외암’ 이간 선생이 태어난 곳이기도 하다. 수종의 다양한 정원과 사랑채가 어울려 마을에서 가장 아름다운 집으로 꼽히지만 출입할 수는 없다.

▲ 아산 외암마을의 건재고택 풍경<한국관광공사 제공>

참판댁은 이조참판을 지낸 퇴호 이정렬이 고종에게 하사받은 집이다. 고종의 아들 이은(영친왕)의 스승이기도 한 퇴호 이정렬은 일본의 굴욕적인 조약에 울분을 참지 못하고 고종에게 상소를 올렸지만 뜻을 이루지 목하고 낙향한다. 이때 고종이 하사한 ‘퇴호거사’ 현판이 지금도 사랑채 앞에 있다.

참판댁에선 연엽주를 판매하는데 사연이 있다. 고종 때 지독한 가뭄이 들어 각 지방에서 상소를 올렸지만 임금에게 직언하는 이가 없었다. 비서감승을 지낸 이원집이 백성이 고통 받는 상황을 알리자 고종은 반찬 가짓수를 줄이고 반주도 내지 말라고 명한다. 이원집은 자신 때문에 임금이 반주조차 마시지 못하는 것을 죄스럽게 여겨 대신 연엽주를 올렸다고 한다.

참판댁, 신창댁, 풍덕고택 등에서 숙박도 가능해 하룻밤을 조선 시대에 머무르는 것은 어떨까?

강혁 기자  kang@widesports.co.kr

<저작권자 © 와이드스포츠,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