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PGA의 대구경북오픈 창설로 신규대회 유치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사진=KPGA 제공>

[와이드스포츠=임성윤 기자] 국내 남자프로골프에도 흥행의 바람이 다시금 불어 올 것인가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신규대회 창설에 대한 파급효과다.

지난 19일 한국프로골프협회(KPGA)가 코리안투어에 대구경북오픈을 새롭게 창설했다고 밝혔다. DGB금융그룹을 메인 스폰서로 한 이 대회는 코리안투어가 추진하고 있는 신규대회유치의 올 시즌 첫 성과로 경북 칠곡군 왜관읍 소재의 파미힐스CC 동코스(파72)에서 다음달 20일부터 나흘간 진행된다.

우선 대회 갈증에 시달리던 선수들이나 골프팬들에게 반가운 소식이다. 단 12개의 대회만으로 시즌을 치르겠다는 기존 KPGA의 계획은 부족함과 아쉬움이 다분했다. 추석 기간을 제외하고는 시즌 내내 쉬는 주간이 없는 KLPGA의 모습과 비교될 수밖에 없는 출사표였다.

해외 투어로 눈을 돌리는 선수들의 시선이나 아쉬움 가득한 팬들의 외면을 붙잡아 둘 명목도 없었고 수년간 이어진 악화일로의 모습에서 실망한 반응들을 타개해 나갈 뚜렷한 요소들도 보이지 않았다. 새로운 집행부가 출범한 KPGA였지만 개선은 쉬워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대구경북오픈의 창설이라는 선수와 팬들이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만들어 냄으로써 KPGA에도 ‘희망’과 ‘기대’라는 긍정적인 반응을 도출해 낼 수 있게 됐다.

단순하게만 봐도 대구경북오픈이라는 총상금 5억원 규모의 대회가 새로 생겼다는 것은 생계를 걱정해야 할 수준이었던 선수들에게 새로운 수익창출의 기회가 주어졌다는 뜻이며 동시에 팬들에게는 남자선수들의 시원시원한 샷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났다는 뜻이다.

침체일로를 걷는 것처럼 보이던 KPGA에 시즌내 신규 대회가 생겼다는 것만 해도 신임 집행부 입장에서는 체면치레를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한 걸음 더 들어가 보면 향후에도 지속될 수 있는 대회의 창설이자 다른 신규 대회의 창설을 동조시킬 수 있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파급효과가 기대된다.

대구경북오픈은 해당 지역을 근간으로 한 ‘DGB금융그룹’이 메인 스폰서를 맡았다. 생색내기 용 단발성 이벤트가 아닌 매년 개최될 수 있고 지역 역시 대표할 수 있는 대회가 만들어졌다고 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DGB그룹 박인규 회장은 “코리안 투어와 지역 경제가 동시에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는 지속적인 대회 개최의 의지를 표하기도 했다.

양휘부 KPGA 회장역시 “대구경북오픈이 KPGA가 추진 중인 전국순회투어 확산의 기폭제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시각을 전하면서 지역을 대표하는 대회들이 추가 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전국순회투어는 KPGA가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대회 확대 정책이다. 전국 각지의 지방자치단체와 손잡고 지역을 대표할 수 있는 대회를 만들어 내겠다는 것을 골자로 한다. 9월 초 열린 NS홈쇼핑 군산CC 전북오픈이 그 출발점이며 이번에 창설된 대구경북오픈이 두 번째다. 다만, 군산CC오픈은 기존의 대회를 지역 투어의 성격으로 변경한 반면, 대구경북오픈은 순수하게 처음 창설하는 대회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즉 전국을 돌면서 해당 지역의 특색을 살린 명실상부한 골프 투어를 만들어 내겠다는 것으로 제반 여건 상 특정지역이나 수도권 일대의 골프장에서 집중돼 열리던 코리안투어를 다각화 하겠다는 의지가 전국순회투어이기도 하다.

현재 제주와 부산 등과도 신규 대회 창설에 대한 논의가 긍정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PGA 관계자는 “제주오픈과 부산오픈 창설에 대한 이야기가 해당지자체와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다. 경남지역 지진과 해운업 불황 등의 이유로 조심스러운 면이 있으나 올 시즌 내 창설을 기대할 수 있을 정도의 진행률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KPGA의 전국순회투어가 대구경북오픈의 창설이라는 가시적인 성과를 내 놓은 만큼 이를 계기로 신규대회가 창설이 줄을 이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보인 것임과 동시에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특색있는 투어를 만들어 가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한 것이기도 하다.

KPGA투어는 수년간 침체일로라는 표현이 무색하지 않을 만큼 안타까운 모습을 보였다. 인기의 하락과 대회의 감소라는 악순환 속에서 KLPGA투어의 상반된 인기와 흥행을 지켜만 보아야 했다.

다행히 신임 양휘부 회장이 적극적인 정책 추진 의지를 보임으로써 다양한 발전방안들이 논의돼 왔고 장기적인 성과를 내기 위한 첫 발도 내딛었다. 시청 편의를 위해 다양한 정보를 중계방송에 전달하는 모습이나 DGPS의 적용으로 보다 많은 세부정보를 확인할 수 있게 한 점 등이 이에 포함된다.

남은 것은 신규대회 창설로 인한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갑작스런 유치로 준비되지 않은 어설픈 대회를 개최하는 것은 KPGA 스스로의 열정에 찬물을 끼얹는 결과를 초래 할 수 있다. 이는 현재 창설이 추진 중인 전국순회투어 지역 대회들도 마찬가지다.

긍정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KPGA가 현재의 이 흐름을 잘 활용해 과거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관심도는 떨어졌을지 몰라도 KPGA의 행보에 눈과 귀를 열어 놓고 있는 이들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음을 KPGA는 명심해야 한다.

임성윤 기자  lsyoon7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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