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드스포츠(밀양)=최웅선 기자]오랜 만에 보는 맑고 깨끗한 하늘, 가을이 성큼 다가온 여행하기 좋은 날이다.

‘불자(佛子)’는 아니지만 가을과 잘 어울리는 ‘절집’ 석골사로 방향을 잡았다. 숨 가쁜 도시를 빠져 나가는 것은 언제나 즐거운 일이다. 고속도로를 빠져나와 24번국도로 들어서자 도로를 달리는 차는 혼자뿐이다.

영남 알프스자락의 가지산이 파란 하늘에 맞닿아 있어 더 높아 보인다. 가지산을 지나자 운문산이다.

석골사가 특별한 건 주지인 도심 스님이 절집 한켠에 만든 작은 도서관 ‘북 카페’ 때문이다.

불교에서는 세상의 많은 인연 중 불자의 인연이 가장 아름답다고 한다. 그러나 도심 스님은 ‘불자가 아닌 사람과의 인연도 소중하다“며 ”석불사를 스쳐가는 모든 사람과의 만남은 ’참 좋은 인연‘“이라고 한다.

북 카페는 따뜻한 정이 메말라가고 회색빛 세상을 사는 우리네 삶의 짐을 잠시 내려놓고 편히 쉴 수 있는 작은 쉼터다.

자연과 더불어 책을 읽고 마음에 양식을 쌓아 슬기로운 삶의 지혜로 더 나은 행복을 주려는 불제자 도심의 깊은 배려다.

우리는 스스로가 가난하다고 생각한다. 남을 위한 배려보다는 탐욕으로 똘똘 뭉친 근심과 걱정이 우리를 지배한다. 사찰 곳곳에 넘치는 글귀는 행복한 삶의 방향제시다.

여행은 지나 온 삶을 뒤돌아보고 더 낳은 삶을 위한 재충전의 시간이다. 석불사는 가난이 아닌 느긋한 삶의 풍요로움을 깨달게 하는 ‘힐링(healing)’이다.

최웅선 기자  wschoi@focusinasi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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