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림. <와이드스포츠DB>

[와이드스포츠=윤영덕 기자]미국LPGA투어 3년차 이미림(25.NH투자증권)이 부활의 ‘용트림’을 시작했다. 지난주 끝난 마라톤 클래식 준우승이 그 반증이다.

세계랭킹 1위 리디아 고(뉴질랜드)와 연장까지 간 접전이라 더 아쉬웠지만 최종라운드에서 6타를 몰아치며 자신의 닉네임인 ‘승부사’ 기질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사실 이미림은 한국여자골프 내셔널 타이틀인 한국여자오픈을 포함 통산 3승을 거둘 만큼 실력이 출중한 선수다. 아마도 국내에 계속 남았다면 KLPGA투어 ‘여제’ 자리를 꿰차고도 남을 만 했다. 때문에 그를 잘 아는 지인들은 미국 진출을 극구 반대했다.

주변의 거센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미림은 2014년 Q스쿨을 통해 LPGA투어에 진출했다. 그리고 데뷔 시즌 2승을 거뒀다. 그것도 당시 세계랭킹 1위 스테이시 루이스(미국)와 2위 박인비(28.KB금융그룹)를 제압하고서다.

LPGA투어의 ‘다크호스’로 부상한 이미림은 ‘골프천재’ 리디아 고와 시즌 막판까지 신인왕 경쟁을 벌였다. 하지만 리디아 고가 시즌 최종전인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 정상을 밟으며 시즌 3승으로 평생에 단 한 번뿐인 ‘신인왕’을 내줬다. 하지만 이미림의 ‘아메리칸 드림’은 탄탄대로였다.

‘징크스’가 심한 2년차 초반까지만 해도 이미림은 매 대회라 할 만큼 우승경쟁을 벌이며 박인비의 뒤를 이를 한국여자골프의 재목으로 평가 받았다. 하지만 잘나가는 이미림에게 뜻하지 않은 부상이 찾아왔다. 손목에 문제가 생긴 것이다.

기본기가 워낙 단단해 큰 스윙은 그런대로 해 볼만 했지만 손에 감각이 무엇보다 중요한 퍼트에서 기회를 만들고도 연결시키지 못해 성적은 곤두박질쳤다. 여기에 자신의 첫 타이틀 방어전인 마이어 LPGA클래식 출전을 강행하면서 손목 부상은 더 악화됐다.

시합을 뛰는 것 보다 결장하는 대회가 많았다. ‘승부사’ 이미림에겐 힘든 시간이었다. 1년을 넘게 재활 치료에 집중한 이미림은 미국여자골프 내셔널 타이틀 대회인 US여자오픈 대회 1라운드에서 27개의 퍼트수를 기록하며 8타를 줄이는 기염을 토했다.

물론 마지막 날까지 선두를 지키지 못한 ‘깜짝쇼’였다. 그러나 손목 부상을 벗어나면서 이어진 대회에서 리디아 고를 상대로 멋진 승부를 펼쳤다. 비록 연장패 했지만 이미림에게는 오랜 만에 맛보는 긴장과 스릴이었다.

또 짧아진 드라이버 비거리도 부상에서 회복하면서 273야드를 가뿐히 넘기고 있고 퍼트감도 찾았다. 장타력과 퍼트감을 되찾은 이미림에게 이제 남은 건 우승 갈증을 풀고 우승 트로피를 수집하는 것이다.

윤영덕 기자  ydyun@focusinasi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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