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GF 릴레이투어 2차전 군산CC오픈 2라운드 경기 후 카메라 앞에 포즈 취한 박정민<사진 윤영덕 기자>

[와이드스포츠(군산)=최웅선 기자]하루를 시작하기엔 이른 새벽이지만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남보다 일찍 하루를 시작하는 이가 있다. 박정민이다.

그의 직업은 골프선수다. 2012년에는 KPGA 코리안투어에서 뛰기도 했다. 하지만 이듬해 시드를 유지하지 못했고 퀄리파잉스쿨에서도 낙방했다. 서바이벌 게임인 골프에서 이런 선수들은 많다. 하지만 박정민은 분명 다른 부류다.

박정민은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하루를 ‘발레트 파킹’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오전 오후 하루에 두 번 골프레슨을 한다. 돈을 벌기 위해서다.

그렇게 모은 돈으로 골프용품을 사고 KPGA 2부 투어와 한국골프연맹(KGF) 릴레이투어에 나간다. 시간을 쪼개고 잠을 쪼개 자신의 꿈을 위해 정진하는 것이다. 벌써 4년째다.

그는 “KGF 릴레이투어와 KPGA 2부 투어를 뛰면서 많은 경험을 쌓았고 해가 갈수록 실력이 늘었다”며 “좋은 후원자가 생긴 만큼 더 열심히 노력해 내년 코리안투어에 재입성 하겠다”는 자신감을 밝혔다.

여자선수와 달리 남자선수들은 투어카드가 있어도 후원을 받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하지만 투어카드가 없는 2부 투어의 ‘무명’인 박정민이 힘든 역경 속에서도 꿈을 포기 하지 않고 열심히 사는 모습을 본 ㈜RMK 대표의 배려다.

박정민은 지난 달 열린 KPGA 코리안투어 매일유업오픈에 출전했다. 월요예선을 통해서다. 그리고 본선에 진출해 43위를 했다. 초라한 성적이지만 4년 만에 출전한 코리안투어에서 최고성적을 올린 것이다.

그는 “밑바닥까지 가니까 더 이상 잃을게 없었다. 이제 채우는 것만 남았다”며 “도움을 주는 많은 분들을 위해 또 내 자신을 위해 꼭 꿈을 이루겠다”고 다짐한다.

제주도가 고향인 박정민은 3형제 중 늦둥이 막내다. 부모의 귀여움을 독차지하면서 귀하게 자랐다. 집안이 부유하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어려운 형편도 아니다. 하지만 박정민은 대학을 졸업하면서 부모로부터 독립해 아르바이트로 돈을 벌어 골프를 하고 있다.

힘든 역경 속에서도 스스로 자립해 꿈을 펼쳐가는 박정민의 미래가 밝아 보인다.

최웅선 기자  wschoi@focusinasi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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