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세인트나인 마스터즈 2라운드 경기를 펼치고 있는 선수들<최웅선 기자>

[와이드스포츠(김해)=최웅선 기자]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2016시즌 초반부터 ‘루키’ 바람이 거세다.

매년 정규투어에 거물급 신인의 수급은 투어 흥행과도 맞물린다. 그래서 상종가를 치고 있는 KLPGA투어 흥행을 이어가기 위해 ‘슈퍼루키’의 영입은 절실하다.

원조 ‘슈퍼루키’는 김효주(21.롯데)다. 아마추어시절인 2012년 롯데마트여자오픈과 JLPGA투어 산토리 레이디스오픈, TLPGA투어 스윙잉스커츠 오픈 등 3승을 휩쓸며 그 해 9월 프로전향하면서 KLPGA투어 흥행에 대박을 터트렸다.

이듬해 ‘슈퍼루키’ 3인방이라 불리는 백규정, 김민선5(21.이상 CJ오쇼핑), 고진영(21.넵스)이 바통을 이어 받으면서 절정을 이뤘다. 하지만 지난해 ‘루키’인 박결(20.NH투자증권)과 지한솔(20.호반건설)은 앞선 슈퍼루키들에 비해 흥행을 주도할 만큼 성적을 내지 못했다.

올 시즌 KLPGA투어 ‘루키’로 분류되는 신인상 대상자는 총 56명이다. 이중 주목 받는 선수는 국가대표를 거친 이소영(19.롯데)뿐일 정도였다.

사실상 슈퍼루키의 ‘맥(脈)’은 끊겼다. 하지만 주목 받지 못했던 올 시즌 ‘루키’들이 시즌 뚜껑을 열자 기대 이상의 성적을 내며 존재감을 부각시키고 있다.

'루키'로서 자신의 존재감을 부각시킨 김지영2<KLGPA제공>

가장 먼저 골프팬들에게 자신의 존재감을 각인시킨 루키는 김지영2(20.올포유)이다. 첫 대회인 롯데마트 여자오픈에서 본선진출이라는 성적표를 거뒀지만 지난주 끝난 삼천리 투게더오픈에서는 박성현(23.넵스)과 연장승부까지 가는 대접전을 펼쳤다.

이다연(19)도 주목 받는 선수 중 한 명이다. 이다연은 자신의 데뷔 무대인 롯데마트 여자오픈 첫날부터 톱10에 이름을 올리더니 최종라운드에서는 우승경쟁까지 합류했다. 후반에 무너져 아쉽게 공동 4위에 그쳤지만 자신을 알리기엔 충분했다. 또 ‘루키’ 이정은6(20.토니모리)도 같은 대회에서 공동 6위라는 기대 이상의 성적표를 받았다.

주목 받지 못했던 루키들이 데뷔전부터 거센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이유는 뭘까. 스윙의 기술적 완성도가 높기 때문이다.

이들은 선배들과 달리 주먹구구식이 아닌 주니어시절부터 체계적인 지도를 받았고 거의 매주 열리는 대회에 출전하며 차근차근 기량을 쌓았다. 또 골프에서 스윙의 기술과 함께 빼놓을 수 없는 맨탈 훈련을 골프레슨만큼이나 받았다. 준비된 선수들인 것이다.

그렇다고 스윙의 기술적 완성도가 높은 정상급 선수들의 기량이 멈춘 것은 아니다. 이들 또한 스윙의 변화와 함께 지능적인 골프로 변모하고 있다.

23일 경남 김해의 가야컨트리클럽 신어·낙동코스에서 열리고 있는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즈에서 올 시즌 첫 우승 경쟁을 펼치게 된 김해림(27.롯데)은 “동계훈련기간 동안 스윙의 기술적인 부분은 바뀐 것이 없다. 맨탈을 강화시키기 위한 집중적인 훈련을 했다”며 “드라이버 비거리가 10야드 정도 줄기는 했지만 페어웨이 안착률이 높아져 그린을 공략하기에 훨씬 수월해 졌다”고 한다.

지난해 프로데뷔 최고 시즌을 보낸 조윤지(25.NH투자증권)도 “무조건 비거리에 우선을 두기 보다는 스윙의 기술적인 보안을 통해 풀 스윙을 하지 않고도 최대 거리를 내보낼 수 있게끔 스윙을 바꿨다”며 “대회가 연속되면 체력적 부담이 많아 비거리가 줄어들게 되는데 기술 향상을 통해 힘을 덜 쓰면서도 거리를 확보는 기술적 완성도를 높였다”고 말한다.

올 시즌 여자골프는 ‘루키’의 강세와 정상급 선수들의 노련미가 더해 KLPGA투어의 더 많은 볼거리를 제공할 전망이다.

최웅선 기자  wschoi@focusinasia.com

<저작권자 © 와이드스포츠,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