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LPGA 투어 롯데마트 여자오픈에서 투어 4년 만에 첫 승을 이뤄내며 동료들에게 축하를 받고 있는 장수연. <사진제공=KLPGA>

[와이드스포츠(제주)=유서근 기자] 10일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2016시즌 국내 개막전인 롯데마트여자오픈 최종라운드가 열린 제주도 롯데스카이힐 골프장(파72.6187야드) 마지막 18번홀(파5).

투어 4년차인 장수연(22.롯데)의 그린 주변에서 친 세 번째 샷이 그대로 홀컵으로 빨려 들어갔다. 마지막까지 치열한 우승경쟁을 펼쳤던 장수연은 이글로 승부의 쇄기를 박아내며 첫 우승컵을 번쩍 들어 올렸다.

기쁨의 함박웃음을 띈 장수연은 마침내 6년 전 못다 이룬 오심의 한(恨)을 풀어내고 고대하던 첫 승을 이뤄내는 순간이었다.

투어 4년 만에 첫 우승. 손꼽히는 기대주였던 장수연에게는 다소 늦은 감이 많았다.

장수연은 국가대표 시절인 2010년 한국아마추어여자오픈과 호심배 등 아마추어 메이저대회에서 4승을 거두는 등 손꼽히는 ‘에이스’였다.

승승장구하던 장수연은 그해 열렸던 KLPGA 투어 서울경제여자오픈에 초청받았다. 국가대표 에이스답게 언니들과의 경쟁에서 앞서며 대회 최종일 2위 이정은(27)에 2타차로 우승을 코앞에 뒀다.

하지만 장수연은 자신과의 싸움보다는 오심이란 깊은 늪에 빠졌다. 15번홀 그린 주변 페어웨이에서 어프러치 샷을 준비할 때 그의 캐디백이 핀과 일직선상에 놓였다. 경기위원회는 ‘라이개선’이라는 이유로 2벌타를 부과했다.

결국 이 벌타로 눈물을 펑펑 흘리며 연장전에 끌려갔던 장수연은 이정은에게 패하며 다 잡았던 우승컵을 눈앞에서 놓치고 말았다. 이후 우승을 강탈당한 장수연은 이때부터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고, 드라이버 ‘입스’로 이어지는 불운을 겪었다.

KLPGA 투어 롯데마트 여자오픈에서 프로데뷔 첫 승을 이뤄낸 후 캐디와 함께 우승컵을 들고 포즈를 취한 장수연. <사진제공=KLPGA>

번번이 우승 기회를 잡았지만 준우승만 네 차례. ‘기대주’에서 평범한 선수로 전락했던 장수연은 74번째 대회 출전 만에 우승을 이뤄내며 마침내 길었던 비상의 날개를 활짝 폈다.

생애 첫 우승상금 1억2000만원을 획득한 장수연은 시즌상금 1억8823만원으로 프로데뷔 첫 상금랭킹 선두로 올라서는 기쁨도 맛봤다.

유서근 기자  yoo612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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