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드스포츠=최웅선 기자]침체를 거듭하던 한국프로골프협회(KPGA)가 양휘부 회장 취임으로 반전의 기회를 만들었다. 와이드스포츠는 새로운 회장을 맞아 재도약을 노리는 코리안투어의 문제점과 개선 방안을 짚어봤다.<편집자주>

KPGA가 지난 4년 동안 ‘내홍’을 겪은 것은 다 아는 사실이다. 다시 외부 인사가 KPGA의 수장이 된 만큼 과거의 잘못을 끄집어내기보다 미래의 발전방안을 모색해 보자.

작년 신한동해오픈 최종라운드 18번홀에 모인 갤러리

코리안투어의 가장 큰 문제는 ‘스타부재’다. 작년 9월 열린 신한동해오픈은 역대 최다 갤러리를 동원했다. 최종라운드는 수만 명의 갤러리가 티잉 그라운드부터 그린까지 꽉 채워 PGA투어에서나 볼 수 있는 장면을 연출했다. 코리안투어의 성장 잠재력을 보여 준 일대 사건(?)이었다.

흥행의 주된 이유는 한국남자골프의 ‘기대주’이자 동갑내기 친구인 안병훈(25.CJ)과 노승열(25.나이키)의 우승 경쟁이었다. 스타선수의 출전과 박진감 넘치는 승부가 갤러리들의 발길을 대회장으로 이끌었다.

대회가 치러진 베어즈베스트 청라는 한국여자오픈이 열리는 장소다. 작년까지 두 번 개최됐고 올해도 열린다. 작년 한국여자오픈은 한국여자골프의 ‘간판’ 김효주(21.롯데)와 전인지(22.하이트진로)가 출전했지만 신한동해오픈 만큼 많은 갤러리가 운집하지는 않았다. 남자골프의 잠재적 부활 가능성을 확인한 순간이다.

그러나 코리안투어와 달리 스폰서는 KLPGA투어에만 몰린다. 샘물처럼 솟아나는 스타성을 지닌 ‘루키’들의 계속된 영입이 주된 원인이라 할 수 있다.

작년 신한동해 오픈에 대회장을 찾은 갤러리<KPGA 제공>

투어의 발전과정에서 ‘신인(新人)’의 영입은 ‘젊은 피’의 수혈이다. 20대 후반이면 사실상 선수생명이 끝나는 여자와 달리 남자는 50대까지도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굳이 PGA투어로 눈을 돌리지 않더라도 50대인 신용진이 아직도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고 박부원도 챔피언스투어(시니어)에서 활동하다 2년 만에 Q스쿨을 통해 정규투어에 재입성 했다.

또 박도규, 모중경, 석종률, 한성만, 황인춘, 김성룡, 최호성 등 많은 선수들이 40대의 나이에 코리안투어에서 여전히 우승경쟁을 펼치고 있다. 콘크리트 벽처럼 단단한 선수층이 구성된 남자투어에서 ‘젊은 피’의 수급은 ‘낙타가 바늘구멍 통과하기’ 보다 더 힘들다. 골프팬들이 원하는 패기 넘치는 젊은 선수들이 공격적으로 코스를 지배하는 모습과는 동떨어진 현실이다.

정규투어 한 개 대회를 치르려면 통상적으로 총상금의 3배 이상이 들어간다. 총상금이 가장 작은 3억원 짜리도 10억원 가까이 소요된다는 얘기다. 경기 침체로 허덕이는 기업에서 골프대회를 개최하기에는 무리다. 또 상대적으로 자금에 여유가 있어도 흥행이 보증된 여자투어로 눈을 돌리게 된다. 외부 인사를 회장으로 모셨다고 해서 팬이 외면한 투어를 ‘회장님’ 얼굴만으로 대회를 만들어줄리 더욱 만무하기 때문이다.

남자투어 활성화를 위해서는 멀리 내다보고 코리안투어에 ‘젊은 피’ 수급을 위해 판을 다시 짜야 한다. 앞에서도 언급했듯 정규투어를 늘리기에는 무리가 있다. 그래서 챌린지투어(2부 투어)와 프론티어투어(3부 투어)를 활성화해야 한다. 그래야 노장들의 노련함과 젊음의 패기가 조화를 이뤄 코리안투어의 부흥을 기대할 수 있다.

최웅선 기자  wschoi@focusinasi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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