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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담 스콧의 퍼터, 그 기묘한 우여곡절
임성윤 기자 | 승인 2016.02.29 09:34
아담스콧(호주)가 29일(한국시간) 마무리된 혼다클래식에서 우승을 기록, 퍼터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켰다. <사진=와이드스포츠DB>

[와이드스포츠=임성윤 기자] 아담 스콧(호주)이 PGA통산 12승을 달성했다. 롱퍼터가 아닌 일반퍼터로 달성한 우승이기에 골프 팬들의 관심이 더욱 고조된 우승이다.

스콧은 29일(한국시간) 진행된 된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혼다 클래식 최종라운드 결과 최종합계 9언더파 271타로 2위 세르히오 가르시아를 1타차로 따돌리고 우승을 차지했다. PGA 12승 째이자 33개월만의 우승이다. 하지만 골프팬들은 스콧의 우승에 대한 관심 이상으로 그가 가진 퍼터의 길이에 집중했다.

현재 세계랭킹 13위인 스콧은 지난 2010년부터 롱 퍼터(anchored putter)의 한 종류인 샤프트가 48~50인치에 달하는 브룸스틱 퍼터를 사용했다. 그립 끝을 가슴에 대고 퍼트를 하는 롱퍼터는 상체의 회전운동이 그대로 공으로 전달되는 장점이 있어 일반적인 퍼터보다 안정적이라 알려져 있다.

롱퍼터를 사용한 후 스콧은 잠시 주춤하던 톱10 확률을 끌어 올렸다. 단순히 롱퍼터 때문이라 할 수는 없지만 2008년 3회, 2009년 1회, 2010년 4회에 그치던 톱10 성적은 2011년 7회 2012년 5회, 2013년에는 6회를 기록하더니 2014년에는 참가한 16번의 PGA투어에서 톱10에 10번이나 이름을 올리는 모습을 보였다. 2013년 마스터스에서는 “롱퍼터로 우승한 최초의 선수”라는 호칭을 얻었고 2014년 5월 크라운플라자에서 통산 11승째를 수확해 세계랭킹 1위에 이름을 올렸다.

사실 롱퍼터가 안정적이라고는 해도 골프 전반에 걸쳐 성적을 올려준다는 증거는 없었다. 퍼터 길이에 대한 규정 자체도 없는데다 숏퍼터 일반퍼터 롱퍼터 각기 다양한 장단점이 존재하기에 롱퍼터가 특히 유리하다고 할 수도 없는 문제였다.

하지만 스콧이 롱퍼터로 급격한 성적 상승을 보이자 이를 견제하는 의견이 분분했고 상체에 퍼터 끝을 붙이고 진행하는 퍼팅은 문제 요소가 존재한다는 비판에 힘이 실리기도 했다. 유명 PGA투어 선수들도 조심스레 상체에 퍼터를 고정시키는 퍼팅은 유리할 수 있다는 의견을 피력할 정도였다.

결국 골프 규칙을 주관하는 영국황실골프협회(R&A)와 미국골프협회(USGA)는 롱퍼터에 대한 규제에 나섰다. 전면적인 조사를 실시한 이후 2016년부터 롱퍼터를 사용을 금지하기로 한 것. 냉정히 말하면 퍼터를 신체 일부에 고정시키는 것을 금지한 것이지만 사실상의 롱퍼터 사용에 대한 제재였다.

스콧은 강력히 반발했다. 퍼터의 특성은 각기 다른 것이고 선수마다 이에 맞는 플레이를 하는 것인데 이를 규정으로 금지하는 것은 롱퍼터에 대한 역차별이라 주장하고 나선 것. 상체를 90도 이상으로 숙이는 숏퍼터에 대한 제재는 전혀 없다는 예를 들기도 했다. 하지만 롱퍼터를 사용하는 선수가 소수인데다가 일부 사용하는 선수들의 성적도 상승하자 롱퍼터에 비판적인 여론이 힘을 얻었고 스콧의 반발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후 스콧은 롱퍼터와 일반퍼터의 사용을 병행하다가 지난 해 인천에서 열린 프레지던츠 컵 이후 일반퍼터를 사용하고 있다.

새로운 퍼터에 적응하기 위한 안배임과 동시에 2016년 시즌을 대비하기 위한 노력이기도 했다. 이 시기 스콧의 성적은 기존의 모습과 사뭇 다른 모습이다. 2015년 시즌 우승은 없었고 톱10에 포함된 대회도 3번에 불과했다. 3년간 없었던 컷 탈락은 4번이나 있었다.

세간의 시선은 롱퍼터에 대한 비난을 넘어 스콧을 동정하는 수준까지 떨어졌다. 롱퍼터를 사용하지 않는 스콧은 세계최고의 톱 플레이어가 아닌 일반 PGA투어 선수급에 머물 것이라는 악평이 SNS를 달구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외국 선수들을 견제하기 위한 미국 골프계의 텃세라는 비판도 있었고, R&A와 USGA가 골프의 다양성을 저해해 골프 발전을 퇴보시킨다는 의견이 힘을 얻기도 했다.

하지만 스콧은 이같은 우려와 의심을 자신의 힘으로 당당하게 불식시켰다. 자신의 실력이 롱퍼터에 의지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이번 우승으로 홀연히 증명해 낸 것. 지난주 노던트러스트오픈 2위를 자치해 안정감을 보인 스콧은 이번 혼다 클래식 우승으로 새로운 퍼터에 적응을 끝냈음은 물론 제2, 제3의 전성기를 예고 할 수 있었다.

임성윤 기자  lsyoon7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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