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드스포츠
HOME 인터뷰/컬럼/기획
[현장인터뷰]강희동, 세계 최고의 드론레이싱을 꿈꾼다
최웅선 기자 | 승인 2016.02.25 08:27
코리아 드론레이싱협회 강희동 대표

[와이드스포츠(인천)=최웅선 기자] ‘F1’의 스피드를 뛰어 넘는 것은 전투기다. 음속으로 하늘을 나는 전투기는 장애물이 없어 속도감을 느낄 수 없다. 하지만 영화의 한 장면처럼 전투기가 도심 빌딩 숲을 난다면 아마도 등줄기에 흐르는 식은땀과 오줌을 지릴 듯 한 짜릿함은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드론레이싱이 꼭 그런 느낌이다. 드론레이싱의 순간 속도는 120km 정도다. 그러나 고글을 착용하면 ‘극강’의 스피드가 눈앞에 펼쳐진다. 또 장애물을 요리조리 피해야 하는 짜릿한 손맛까지 일품이다.

장난감 드론만을 가지고 놀던 기자에게 드론레이싱을 설명하는 코리아 드론레이싱협회(이하 KDRA) 강희동 대표는 어린아이의 동심으로 돌아간 듯 신나 있다. 강 대표에게 선수냐고 물었더니 “조종 실력이 회원들 중 꼴찌”라고 한다. 그래서 “선수의 꿈은 포기 한지 오래”라고 덧붙인다.

선수의 꿈은 접었지만 강 대표는 더 큰 꿈과 포부를 갖게 됐다. 세계 최고의 드론 레이싱 대회와 리그다. 첫 단추는 선수를 한데 모을 수 있는 단체를 만드는 것.

강 대표는 “지난해 전 세계적으로 레이싱 붐이 일어나면서 우리나라도 동호회 중심의 언더그라운드에서 활동하던 선수들이 국제대회에 관심을 갖게 됐다. 하지만 선수들이 국제대회에 출전하고 싶어도 서포터 해줄 단체가 없었다. 그래서 선수들과 의기투합해 ‘코리아 드론 레이싱협회를 만들게 됐다”고 설립배경을 설명했다.

협회가 발족하자 강 대표와 회원들은 드론레이싱의 ‘룰과 매너’ 제정과 함께 대회 개최에 착수했다. 하지만 드론레이싱이라는 생소한 스포츠를 후원해 줄 기업은 단 한군데도 없었다. 그래서 나온 묘안이 지하주차장 한쪽 모퉁이를 빌려 대회를 치르는 것.

우여곡절 끝에 지하주차장 모퉁이에서 국내 드론레이싱 순위 결정전을 겸한 ‘강남 언더그라운드 드론레이싱대회’가 열렸다. 홍보가 부족해 갤러리는 많지 않았지만 대회가 끝난 뒤 유튜브에 영상을 올리자 ‘대박’이 터졌다.

국내 첫 국제대회였던 '기가 드론레이싱대회' 개최 후 인터뷰하는 강희동 대표<KDRA제공>

가능성을 엿본 강 대표와 회원들은 국내 최고의 대회 개최를 계획했다. 대회를 후원하겠다는 기업도 나왔다. 세계대회를 겨냥해 코스를 국제규격에 맞췄다. 또 세계 최초로 코스 바닥에 화살표를 그려 스피드를 극대화 했다.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자 5개국에서 정상급 선수들이 출전했다. 그렇게 심혈을 쏟은 대회가 작년 12월 열린 ‘기가 드론레이싱’이다. 이 대회는 국제 인증이 된 국내 최초이자 첫 국제 대회였다. 대회는 성공적이었다. 국내 공중파 TV는 물론 종편과 케이블 및 신문매체까지 대서특필했다.

강 대표는 “드론레이싱에 가입하려면 오프라인의 RC매장이나 온라인 동호회에 가입해야 하는데 일반인들의 접근성이 떨어진다”며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KDRA가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 드론레이싱 선수의 실력은 세계 최고지만 현실적으로 서울에서는 장난감만 띄워도 불법이다. 합법적인 비행장은 광나루, 가양비행장 등 몇 군데 있는데 RC헬리콥터를 날리던 비행장이라 드론까지 가세하기엔 역부족으로 사실상 띄울 곳이 없다”고 지적했다.

전 세계적으로 ‘광풍’이라 할 만큼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드론레이싱은 기술적인 문제가 많아 아직도 아날로그 방식이다. 아날로그 방식은 기술적으로 8대를 띄울 수 있지만 전파 간섭 등 사고의 위험성 때문에 4대만 띄운다. 디지털 강국으로서 세계 최초의 디지털 전환이 시급한 시점이다.

강 대표는 “LTE는 비행체가 조종기에 반응하는데 0.4초 정도 걸려 사용할 수 없는 기술이다. 현재 RC처럼 0.1초 정도 돼야 드론 레이싱을 할 수 있는데 디지털 방식의 기술이 국내에 있다. 정부에서 앞장서 하루빨리 디지털 전환이 이뤄진다면 드론레이싱을 비롯한 드론 산업도 우리나라가 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리나라는 드론 레이싱에 관해선 세계 최고 실력을 갖추었지만 기술 및 산업에 대한 인프라는 매우 열악한 실정이다. 디지털 전환이 이뤄진다면 현재 아날로그 방식 대회에서 경기당 4대만 띄울 수 있는 것을 동시에 50대 이상을 띄울 수 있다. 단숨에 세계 드론레이싱대회 흥행의 주도적 위치에 서게 된다. 또 세계 대회 유치로 산업발전에도 일조할 수 있다.

KDRA는 오는 3월 두바이에서 열리는 월드그랑프리 드론레이싱대회에 한국 대표로 두 팀이 출전한다. 총상금 100만달러(한화 12억원)가 걸려있는 세계 최고의 대회다. 이 대회를 일본에서는 생중계한다. 폭발적인 인기의 반증이다.

우리 정부는 드론을 ‘차세대 먹거리’로 홍보하고 있다. 과감한 투자가 이뤄진다고 한다. 또 각 지방정부마다 드론의 핵심 ‘메카’로 자리 잡기 위한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하지만 인터뷰를 진행하는 동안 현실과 동떨어진 법과 제도 정비의 필요성이 절실했다.

KDRA는 바쁜 와중에도 드론의 저변 확대를 위해 초등학생 대상으로 안전교육과 장난감 드론레이싱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또 성인 대상으로 항공촬영교육, 드론레이싱 교육에도 팔을 걷어붙였다.

KDRA는 4월부터 상금을 걸고 매주 드론레이싱대회를 개최한다. 총상금 5천만 원이 걸린 메이저대회도 3개가 포함된다. 명실상부한 ‘프로’ 드론레이싱 대회의 시작인 셈이다.

최웅선 기자  wschoi@focusinasia.com

<저작권자 © 와이드스포츠,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최웅선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