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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웅선의 인사이드]노무라 하루를 대하는 미디어의 이중 잣대
최웅선 기자 | 승인 2016.02.23 11:43
노무라 하루<와이드스포츠DB>

[와이드스포츠=최웅선 기자]노무라 하루(24.한화)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호주여자오픈에서 우승하자 ‘한국계’ 또는 문민경이란 한국 이름으로 우승소식을 전하고 그의 불우했던 성장기를 앞 다퉈 비중 있게 다뤘다.

노무라가 일본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를 둔 것은 다 아는 사실이다. 호주여자오픈 정상을 밟기 전까지 노무라를 주목하는 미디어는 없었다. LPGA투어 개막전과 이어진 코츠 골프 챔피언십에서 우승 가능성을 만들었을 때 ‘일본선수 노무라 하루 몇 위’라는 소개뿐이었다. 여기에 한국계라는 사실은 단 한 줄도 언급하지 않았다.

그런데 노무라가 세계랭킹 1위 리디아 고와 ‘호주 백상어’ 캐리 웹의 추격을 뿌리치고 압도적인 경기를 펼치며 우승하자 미디어는 180도 달라졌다. ‘한국계’라는 사실을 강조하고 한국이름 ‘문민경’으로 포장했다. 작년 9월 KLPGA투어 한화금융클래식에서 우승했을 때 ‘일본계’라는 사실을 강조했을 때와는 딴 판이다.

당시 한화금융클래식에 LPGA투어에서 뛰고 있는 앨리슨 리(미국)도 출전했다. 노무라와 앨리슨 리의 국적은 일본과 미국이다. 하지만 두 선수의 어머니는 한국인이다. 그런데 앨리슨 리에게는 ‘한국계’라는 수식어가 붙었지만 노무라는 그냥 일본인이었다.

문민경은 투어환경이 좋은 일본에서 프로전향을 하면서 일본국적을 취득했다. 이때 노무라 하루로 개명했다. 그리고 이듬해인 2011년 JLPGA투어 브리지스톤 레이디스오픈에서 우승했다. 일본 미디어와 기업은 일본어를 못하는 노무라를 한국인으로 취급했다. 스폰서가 붙을 리 만무했다. 차별받고 있었다. 그래서 미국으로 무대를 옮겼다.

상황이 변한 것은 없었다. 일본선수를 한국기업에서 후원해줄 리가 없기 때문이다. 1년에 2억 원 이상 들어가는 모든 투어 경비를 스스로 벌어야하는 딱한 처지가 됐다. 돈에 쪼들리다 보니 성적이 나지 않았다.

노무라의 딱한 처지를 알게 된 한화그룹이 후원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뒷담화가 무성했다. 일본선수를 후원한다는 이유다. 하지만 한화는 뜻을 굽히지 않았고 후원 1년에 만에 결실을 맺었다.

국제결혼이 늘면서 우리는 다문화시대에 살고 있다. 생김새가 조금 다르고 한국어가 서툴러도 대한국인의 DNA가 있다. 설령 그들이 아버지 또는 어머니를 따라 대한민국 국적이 아니어도 DNA까지 바꿀 수는 없다. 국적 때문에 차별 받아야 할 이유가 없다는 얘기다. 이제 그만 국적을 가지고 장난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최웅선 기자  wschoi@focusinasi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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