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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디아 고의 국적 거부감, 이젠 떨쳐버려야 할 때
유서근 기자 | 승인 2016.02.15 07:25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 리디아 고. <사진=와이드스포츠 DB>

[와이드스포츠=유서근 기자]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19.캘러웨이)가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LET) 2016시즌 개막전 ISPS 한다 뉴질랜드 여자 오픈에서 대회 2연패를 기록하며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국내 언론들은 리디아 고의 우승을 대거 보도했다. 하지만 남녀골프 통틀어 최연소 세계랭킹 1위이자 한국명 고보경인 리디아 고에 대해 인터넷에서 논쟁이 벌어지곤 한다.

이유는 뉴질랜드인인 리디아 고를 국내 언론에서 너무 비중 있게 다룬다는 것이 논란꺼리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외국 국적을 가지고 있지만 한국인 부모에서 태어나서 뼈 속까지 철저한 한국인이다.

잘 알려졌듯 1997년 4월 24일 한국에서 태어난 고보경은 6살 때 뉴질랜드로 이민을 떠났다. 골프를 시작한 고보경에게 부모는 보다 좋은 연습 환경을 주고 싶은 마음에서였다.

부모의 이런 노력 탓인지 고보경은 11살 때 뉴질랜드 아마추어 메이저대회를 평정해 ‘천재 골프소녀’로 불렸고, 세계 아마추어 여자 랭킹 71주 연속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2012년 1월 호주여자골프 투어 뉴사우스웨일스 오픈에서 세계 남녀 프로골프대회를 통틀어 사상 최연소 우승을 기록했다.

거기서 그치지 않고 그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CN 캐나다 여자오픈에서 종전 최연소 우승 기록을 15개월 이상 앞당기면서 43년 만에 아마추어 신분으로 LPGA 투어 우승을 차지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지난해에는 박인비(28.KB금융그룹)을 제치고 최연소 세계랭킹 1위에 오르는 등 모든 대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그렇다면 왜 한국인의 DNA를 품고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놀라운 기록을 세워가고 있는 리디아 고에게 일부 골프팬들이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일까.

그건 학습효과 때문이다. 김초롱이란 한국명을 갖고 LPGA 투어에서 활동중인 재미교포 크리스티나 김이란 선수가 있다. 크리스티나 김은 2004년 한일대항전에 한국 대표로 출전할 정도로 스스로 한국인임을 자처했다.

하지만 이듬해인 2005년 유럽과 미국간 대항전인 솔하임컵에 미국 대표로 출전하면서 논란을 일으켰고 국내 팬들에게 미운 털이 박혔다.

두 번째는 ‘장타소녀’ 미쉘 위다. 여자선수임에도 300야드를 펑펑 날리는 것은 물론 빼어난 미모로 전 세계 골프계를 흔들었고 부모가 한국인인 것을 자랑스러워했던 한국팬 역시 열광적인 지지를 보냈다.

미쉘 위 역시 “나는 한국인의 피가 흐르고 있는 한국인”이라고 밝히면서 한국기업의 광고 모델을 하는 등 많은 후원금과 광고수입을 챙겼다. 또한 당시 성대결을 펼쳤던 미쉘 위에게 국내 대회에 초대했다. 미쉘 위는 2006년 SK텔레콤 오픈에서 최초로 남자 대회에서 예선 통과를 하면서 또 한 번 주가가 폭등했다.

그러나 한국팬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던 있던 미쉘 위는 갖고 있던 이중국적 중 한국 국적을 포기하고 2013년 미국인이 됐다.

이런 탓에 스스로 한국인임을 밝히고 있는 리디아 고에 대해 국내 팬들은 언제 배신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이 아닐까 한다.

아직 10대인 리디아 고는 며칠 전 언론을 통해 “나는 한국에서 골프를 시작했지만 뉴질랜드에서 대부분 성장했다. 뉴질랜드 골프 협회는 나를 후원했다. 그래서 뉴질랜드를 떠나는 것은 어렵다”면서 “나는 한국에서 태어난 것도, 뉴질랜드를 대표하는 것도 자랑스럽다. 두 개의 훌륭한 나라에서 응원을 받는 것은 행운이다”고 밝혔다.

즉 리디아 고는 이전 선배(?)들처럼 이중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리디아 고는 뉴질랜드 국기를 달고 올림픽 무대에 설 것이 확실하다. 한국의 메달 사냥을 방해할 강력한 경쟁상대다. 그렇지만 이를 미워할 필요는 없다.

한국에서 태어난 것이 자랑스럽다며 리디아 고 스스로가 밝혔듯 한국인의 피가 흐르고 있다.

단지 국적이 다르다는 이유로 리디아 고를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볼 필요는 없다. 어린 나이에도 불고하고 대기록을 작성하고 있는 리디아 고에게 국내 팬들이 더욱 많은 응원을 보냈으면 하는 바람이다.

유서근 기자  yoo612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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