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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닉스 오픈으로 바라본 국내대회 흥행의 현실
임성윤 기자 | 승인 2016.02.05 08:43

[와이드스포츠=임성윤 기자] 피닉스오픈이 5일부터 8일까지 애리조나주 피닉스 근교 도시 스코츠데일의 스코츠데일 TPC에서 열린다.

피닉스 오픈의 특색은 규정과 규칙에 얽매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미국 전역의 관심이 집중되는 슈퍼볼이 같은 기간 인근 지역에서 진행되지만 피닉스 오픈을 참관하는 갤러리 수는 세계 최다를 자랑한다. 지난해 대회장을 찾은 갤러리는 나흘동안 무려 56만명에 달했다.

이유는 차별화다. 대 놓고 맥주를 팔고, 응원과 야유가 자유롭다. 맥주잔을 들고 큰소리로 떠드는 갤러리는 흔히 볼 수 있다. 주최측은 골프장 근처에 임시 무대를 만들어 저녁에는 록 콘서트를 열기도 한다. 일부 선수들은 관중석이 가까운 홀에서 선물세례를 펼치기도 한다. PGA투어 선수들과 관중들의 거리가 가장 가까운 대회가 피닉스 오픈이다.

골프는 신사의 스포츠라는 인식으로 경기를 관람하는 갤러리에게도 일정 수준 이상의 매너를 요구한다. 국내 대회 뿐 아니라 미국 PGA투어 역시 매너와 에티켓 이상의 규칙을 요구하고 있다.

경기에 영향을 끼치는 요소들은 작은 부분이라 해도 허용하지 않는다. 지난 2015년, 인천송도 잭니클라우스 골프장에서 열린 프레지던츠컵의 경우 기본적으로 대회장에는 가로·세로·깊이 각 15㎝ 이하의 손가방 또는 가로·세로 각 30㎝, 깊이 15㎝ 이내의 투명한 가방, 1갤런(3.78ℓ) 이하의 투명 지퍼백 및 유아·의료용 기저귀 가방만 반입이 가능했다.

갤러리 없는 썰렁한 국내 대회의 현실

음식물·사진기와 비디오카메라·셀카봉·자전거·방석·애완동물 등은 반입할 수 없었고 우산은 우천시에만 사용이 허용됐다. 로고가 표시된 우산은 휴대조차 할 수 없었다. 유모차 등 유아용·의료용 물품역시 검색 절차를 거처야 반입됐고, 보안요원들은 입장객들의 가방을 일일이 확인해야 입장을 허용했다. 정도가 과하다고 밖에 설명할 수 없다.

정도는 덜 할지 몰라도 국내대회의 매너 강요 역시 이에 못지 않다. 인기 스타 혹은 인기 스포츠 종목들이 팬을 대할 때의 모습과는 사뭇 거리가 있다. 셔터음이 울릴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에 갤러리가 핸드폰을 손에 들고 있는 행위 자체를 고깝게 바라보는 시선이 존재하고, 발렌티어가 갤러리에게 고압적인 행동을 취하는 모습도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다.

물론 경기에 방해 될 수 있는 요소들은 갤러리가 스스로 자제해야 하는 것이 상식이다. 야유나 핀잔, 혹은 노골적인 샷 방해는 절대적으로 비판받아야 할 요소이며 경기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는 갤러리의 행위는 당연히 비난받아야 한다. 그러나 상식 이상의 요구를 강제하는 것은 먼 거리에서 선수를 보기위해 찾아온 팬들에게 대할 행동이 아니다.

일부 선수들은 샷에 방해되는 시기 즉, 샷 직전의 셔터음은 제발 자제해 달라고 말한다. 그러나 셔터음이 들리지 않는 어플을 사용한다던지 샷이 끝난 이후 혹은 이동시의 촬영은 상관이 없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오히려 대회장을 찾아준 팬들을 위해 당연한 일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주최 측 역시 샷 직전의 셔터음 때문에 골치를 앓는다면서도 샷 직전의 소음만 아니라면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다만, 샷에 방해되는 셔터음 소리를 내지 말아달라고만 언급할 뿐 그 순간 이외엔 괜찮다는 점을 굳이 설명하지 않는다는 것이 아쉽다.

불과 1~2년전만해도 골프선수들을 직접 보기 위해 골프장을 찾은 갤러리들은 화장실조차 찾기 힘든 고생을 감내 해야 했고, 안내판의 미비로 홀의 위치를 찾기 힘들다는 등 각종 불만이 쏟아져 나왔다. 가까운 길도 찾지 못해 굳이 돌아가야 했고, 편의시설 부족으로 곤란했다는 의견 역시 상당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당수의 골프팬들은 꾸준히 대회장을 찾았다. 자신이 좋아하는 선수를 보기 위해, 혹은 골프 자체를 좋아해서 등의 이유로 방문하는 것이다.

이러한 갤러리의 열정에 비해 운영측은 선수위주의 경기 운영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점이 안타깝다. 갤러리의 관람매너가 경기진행에 중요하다면 이를 적극적으로 알리고 참여를 유도하는 것이 정도이지 매너를 강제하는 것이 정답일 수는 없다. 메이저 스포츠가 입장객과 팬 층 확보를 위해 여념이 없을 때 골프는 선수위주의 경기운영만을 고수했다. 갤러리를 외면한 대회는 갤러리의 외면을 받을 수밖에 없었고, 현재 국내 골프대회의 갤러리는 그 통계를 내는 것 조차 무색한 형편이다.

인기 스포츠의 경우, 팬서비스가 운영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대표적인 경우가 야구와 축구이며 농구와 배구 역시 팬들을 한 명이라도 더 유치하기 위한 마케팅에 전력을 기울인다.

국내 프로야구 구단의 유명 감독은 신규야구장이 홈플레이트 뒤편에 관중석을 마련해 투수의 집중력을 방해 할 우려가 있지 않느냐는 의견에 대해 “투수가 포수 미트만 봐야지 뒤편 관중의 방해에 영향을 받는다면 선수의 집중력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일축한 바 있다. 영향이 없지야 않겠지만 팬들을 탓하는 모습은 프로가 취해야 할 자세가 아니라는 뜻이기도 했다.

미국 NBA의 경우 자유투를 던질 때 정면에 위치한 관람객이 노골적인 방해를 하더라도 선수의 집중력을 문제 삼는다. 프로야구와 축구의 경우 팬들의 소란을 아예 응원전으로 승화시켰다. 테니스의 경우 서브를 넣을 때에만 정숙을 강조하며 격식과 매너에 있어서 골프 이상 가는 당구대회에서는 아예 잔잔한 음악을 틀어 놓는다. 관람객의 매너를 탓하기 보다 이로인한 영향을 최소화시킬 수 있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는 것.

최소한 골프도 이러한 노력이 수반돼야 필요가 있다. 연평균 골프장 내장객이 2천만명을 넘어가면서 관람문화도 충분히 성숙해졌고, 자신이 좋아하는 선수를 응원하기 위해 대회장을 찾은 팬이 무지로 인해 선수를 방해하는 경우도 극히 드물어졌다. 비판과 강제보다는 올바른 관람문화를 적극적으로 홍보해야 한다.

갤러리의 인식도 변화가 필요하다. 이제껏 외국 선수들이 갤러리문화에 대해 한마디 언급만 하더라도 대부분의 관계자들은 성숙하지 못한 관람문화를 자책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이 같은 경우는 PGA투어 갤러리에게도 나오는 논란이다. 오히려 나체로 그린에 난입한다거나 골프장에서 시위 피켓을 들고 이목을 집중시키는 경우는 국내에서 상상할 수 없다. 이를 충분히 인지하고 스스로의 관람문화가 성숙했음을 깨달을 필요가 있다.

피닉스 오픈은 미국 최고의 슈퍼매치 슈퍼볼의 인기에도 연연하지 않고 나름의 흥행을 유지하고 있다. 한걸음 팬들에게 다가가는 모습이 골프팬의 발걸음을 대회장으로 향하게 한다는 분석이다. 이같은 대회를 곧바로 국내 대회에 적용시키기는 힘들지 몰라도 최소한 갤러리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문화가 확산될 필요가 있다. 국내 프로대회 자체가 팬에게 다가가지 않으면 팬들의 관심은 점차 멀어질 수밖에 없다.

임성윤 기자  lsyoon7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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