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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웅선의 인사이드]마음 고생 끝에 올린 김효주의 값진 우승
최웅선 기자 | 승인 2016.02.01 09:36
LPGA투어 시즌 개막전에서 우승한 김효주

 [와이드스포츠=최웅선 기자]“목표는 톱10”이라고 출사표를 밝혔던 원조 ‘슈퍼루키’ 김효주(21.롯데)가 LPGA투어 개막전에서 우승했다. LPGA투어 통산 3승째다.

지난해는 김효주에게 LPGA투어 ‘루키’시즌이었다. 데뷔전을 2월 태국 촌부리에서 개막하는 혼다 LPGA 타일랜드로 잡으면서 2시간 떨어진 카빈부리에 전지훈련 캠프를 차렸다.

국내 미디어는 LPGA투어 개막전 시작과 함께 김효주의 ‘신인왕’을 당연시 했다. 하지만 데뷔전을 앞둔 김효주측은 고민이 많았다. 스케줄 조정 때문이다.

2012년 아마추어시절 초청선수로 출전한 김효주는 KLPGA투어, JLPGA투어, TLPGA투어 등 3개국에서 우승트로피를 수집하며 자신의 주가를 끌어올렸다. 프로데뷔 후부터는 국내대회와 함께 일본, 미국, 유럽에서 열리는 대회에 쉬지 않고 참가해야 했다. ‘강철’ 체력을 타고난 김효주지만 피로누적의 시작이었다.

2014년 KLPGA투어에서 시즌 5승과 함께 대상, 다승왕, 상금왕 등을 ‘싹쓸이’한 김효주는 ‘흥행보증수표’라 국내대회 주최 측이 ‘모시기’ 경쟁에 나서 스케줄 조정을 더욱 어렵게 했다. 쉽게 거절할 수 없는 ‘라인’을 통해 ‘압력(?) 아닌 압력이 쇄도했다.

더욱이 데뷔 3경기 만인 JTBC 파운더스컵에서 첫 승을 올리는 바람에 김효주 ‘모시기 경쟁’은 점입가경에 이르렀다. 스폰서 대회에 참가해야 하고 국내대회 타이틀 방어도 나서야 하는 김효주로서는 살인적인 스케줄이다.

부친 김창호 씨는 걱정이 앞섰다. 딸 효주의 건강도 걱정이지만 딱 욕먹기 좋은 상황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우려는 현실로 일어났다.

LPGA투어를 마치고 곧장 귀국해 국내 개막전인 롯데마트 여자오픈에 출전한 김효주는 최종라운드를 마치지 못하고 기권했다. 심한 피로감으로 인한 어지럼증이 원인이다.

이를 기회로 김효주를 시기하는 주변으로부터 ‘마녀사냥’이 시작됐다. 아마추어시절부터 ‘엘리트 코스’를 밟은 김효주지만 인사성 밝고 사교성이 좋아 말 많은 골프바닥에서 단 한 번도 입방아에 오르내린 적이 없을 만큼 모두에게 사랑받고 있었기 때문에 더 충격이었다.

속사정을 모른 채 ‘잘 나가니까 건방져졌다’는 비아냥거림이 싫었던 김창호 씨는 매니지먼트사와 상의해 ‘효주의 체력이 허락하는 한 국내대회 참가’라는 특단의 조치를 내린다. 하지만 국내 대회에 출전할 경우 3주를 까먹어야 하는 김효주에게는 ‘독’이나 다름없었다.

KLPGA투어와 LPGA투어에서 김효주의 골프백을 맸던 서정우 캐디는 “(김)효주가 연습그린에서 퍼트를 할 때 피로누적으로 환청에 시달렸다”며 “쉬고 싶다는 말을 자주했다”고 말했다.

LPGA투어에 데뷔하면서 김효주는 신인왕을 목표로 삼지 않았다. 타이틀 방어에 나서는 국내 스케줄 때문에 일찌감치 포기해야 했다. 대신 112년 만에 부활하는 2016년 리우올림픽에 출전해 금메달을 따는 큰 꿈을 꾸었다.

작년 1월 태국에서 전지훈련하며 데부전을 준비했던 김효주

체력이 바닥난 상태에서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스케줄을 소화하는 김효주의 성적은 곤두박질 쳤다. 1,2라운드 우승권에 이름을 올려도 ‘무빙데이’에서 무너졌다. 부친 김씨는 “체력이 고갈된 상태에서 성적저하는 어쩔 수 없다”며 “힘든 건 알지만 올 시즌만 잘 견디면 2016년부터는 미국대회에 전념할 수 있다”고 했다.

성적이 바닥을 기던 김효주는 지난해 시즌 말 일본에서 열린 토토 재팬 클래식에서 하반기 대회 첫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당시 김효주는 “솔직히 말해 우승을 밥 먹듯 해서 그런지 우승을 해도 큰 감격은 없었다. 하지만 이 대회 톱10은 우승보다 더 값졌다”는 심경을 밝히면서 “올해 많이 힘들었는데 시즌이 끝나면 푹 쉬고 내년부터는 김효주의 진면목을 꼭 보이겠다”고 했다.

2016시즌을 앞두고 김효주는 지난 12월 스윙코치인 한연희 전 국가대표 감독과 태국에서 일주일간 샷 점검을 마치고 일찌감치 미국으로 건너가 개막전을 준비했다. 첫 대회부터 우승 사냥에 나선 것이다.

작년 체력고갈로 인한 마음고생은 우승 후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 맨탈 ‘갑’으로 절대 긴장하지 않는 김효주는 “2타차 밖에 나지 않아 16번홀 보기를 범할 때 무척 긴장했다”는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이번 개막전 우승으로 112년 만에 부활하는 리우올림픽 골프에서 태극낭자군단의 메달 가능성은 더욱 높아졌다. 그래서 김효주의 부활이 더욱 반갑다.

 

최웅선 기자  wschoi@focusinasi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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