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수연/KLPGA제공

[골프포스트(용인)=최웅선 기자]장수연(21.롯데)이 또 한 번 우승권에 이름을 올렸다. KLPGA투어 시즌 최종전인 조선일보-포스코 챔피언십에서다.

김보아(20.볼빅)과 함께 6언더파 66타 공동선두다. 하지만 걱정부터 앞선다.

전인지(21.하이트진로)와 함께 국가대표 시절 ‘에이스’였던 장수연은 투어 3년차를 마무리하고 있지만 첫 승을 이뤄내지 못했다. 어느 새 ‘기대주’에서 평범한 선수로 전락 했다. 이유가 있다.

5년 전이다. 2010년 아마추어 한국여자오픈과 호심배 등 아마추어 메이저대회에서 4승을 하며 승승장구하던 장수연은 서울경제여자오픈에 초청선수로 출전했다. 최종일 경기에서 2위 이정은5(27.교촌F&B)에 2타 앞서 우승을 코앞에 뒀다.

하지만 오심이 잘 나가던 선수에 앞길을 망쳐 놨다. 15번홀 그린 주변 페어웨이에서 어프러치 샷을 준비할 때 그의 캐디백이 핀과 일직선상에 놓였다. 경기위원회는 ‘라이개선’이라는 이유로 2벌타를 부과했다.

경기위원회 내에서도 판정은 문제가 됐다. 당시 대한골프협회 관계자는 이 문제를 영국왕립골프협회(R&A)’에 질의까지 해 ‘무벌타’란 답변을 받았다. 하지만 모든 것이 끝난 뒤였다.

우승을 강탈당한 장수연은 이때부터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드라이버 ‘입스’가 와 프로 데뷔까지 그를 괴롭혔다. 벌써 투어 3년차가 됐지만 제자리를 찾지 못했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장수연은 지난 9월 열린 KLPGA 챔피언십 첫날 우승권에 이름을 올렸다. 당시 장수연은 “아마추어 우승을 놓치고 정말 힘들었다”며 “심리적 안정을 찾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이제는 모든 게 정상으로 돌아 왔다”고 했다. 하지만 3라운드부터 타수를 까먹기 시작해 또 한 번 우승 문턱에서 좌절했다. 항상 그랬다. 첫 우승에 기대를 품으면 마음이 급해져 ‘미스 샷’이 자꾸만 나왔다.

공동선두 자격으로 프레스룸에 들어 온 장수연에게 ‘트라우마’가 있느냐고 잘문을 던졌다. 그는 “없다”고 단호히 잘라 말했다. 이어진 질문에 장수연은 “첫날 둘째 날 공격적으로 잘 치고 ‘무빙데이’에 가면 소심해 지는 경형이 있는데 이번 대회는 최종전이니까 마음 편하게 더욱 공격적으로 플레이 하겠다”고 했다. 5년 전 ‘트라우마’를 벗어나지 못한 것이다.

지난해 개막전부터 현 경기위원회(정창기 위원장) 출범하면서 오심으로 얼룩진 대회는 없었다. 다행이다. 하지만 자만하지 않았으면 한다. 사람이 하는 일이기 때문에 한 순간 실수 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신중에 신중을 기해 올바른 판정을 내려 제2의 장수연과 같은 피해자가 없길 바란다. 또 장수연이 ‘트라우마’에서 벗어났으면 한다. 그래서 예전의 기량을 마음껏 펼쳤으면 한다.

최웅선 골프전문기자  wschoi@focusinasi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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