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인지/KLPGA제공

[골프포스트=최웅선 기자]세계 3대 투어 메이저대회를 제패하고 내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진출을 앞두고 있는 전인지(21.하이트진로)가 고민에 빠졌다. 스케줄 때문이다.

전인지는 오는 30일부터 경남 거제도에서 개막하는 서울경제·문영퀸즈 레이디스 오픈에 출전한 뒤 한 주 쉰다. 8개 대회 연속 출전 후 꿀맛 같은 휴식이다. 그리고 조선일보·포스코 챔피언십을 끝으로 KLPGA투어 시즌을 마감한다.

그리고 곧장 미국으로 건너가 LPGA투어 최종전인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에 출전한 뒤 일요일(한국시간 월요일) 오후 일본행 비행기에 오른다. 그리고 JLPGA투어 챔피언들만이 출전하는 JLPGA투어 챔피언십과 국가대항전인 더퀸즈에 출전한다.

여기에 내년 시즌 KLPGA투어 개막전으로 잡혀 있는 12월 현대차 중국여자오픈까지 소화하고 미국 올랜도로 건너 가 데뷔전이자 LPGA투어 개막전으로 1월에 열리는 코츠 골프 챔피언십을 준비한다. 쉴 틈이 없는 빡빡한 스케줄이다. ‘원더우먼’이 아닌 이상 소화하기 힘든 스케줄이다.

전인지의 남은 투어일정은 US여자오픈 우승 후 미국 진출을 결정하면서 짜인 스케줄이다. 그런데 갑자기 MBC에서 LPGA투어에서 활동하는 선수 15명과 KLPGA투어 선수 15명이 겨루는 매치플레이 형식의 이벤트 대회가 끼어들었다. 주최 측은 전인지의 출전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전인지는 KLPGA투어 KB금융 스타챔피언십 우승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스케줄을 확정지은 상태에서 타(他) 대회 출전 요청이 왔으나 참가하지 않기로 했다”는 의사를 밝혔다. 고민 끝에 내린 결정일 것이다.

전인지의 매니지먼트 측은 “일본 대회에 두 번 참가했는데 두 번 모두 우승했다”며 “JLPGA투어로부터 최종전 참가요구를 받아 들였는데 갑자기 MBC에서 이벤트 대회 참가 요청을 한 상태”라며 “일본 대회를 취소할 경우 한국선수들의 이미지에 손상을 줄 것으로 예상되고 또 약속을 지키기 위해 부득이하게 국내 이벤트 대회를 불참하고 일본 대회에 출전하게 됐다”고 밝혔다.

전인지는 올해 생애 최고의 골프를 쳤다. 성적표가 그 결과다. 자신의 목표를 초과달성한 전인지는 미국에서 제2의 골프인생을 출발한다. 아마도 더 큰 목표가 있을 것이다. 그 목표를 향해 전진할 때마다 박세리, 신지애, 박인비가 그랬던 것처럼 대한민국이라는 극동아시아의 작은 나라를 전 세계에 알릴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전인지의 매니지먼트사에서 스케줄 조정을 잘 해야 한다.

무리한 스케줄을 짤 경우 체력고갈로 인해 성적은 바닥을 칠 것이다. 또 자신을 키워준 KLPGA투어를 외면하면 ‘개구리 올챙이 시절 모른다’는 소리를 들을 것이다. 예전에는 그냥 지나쳤던 것들이 ‘스타’가 되고 나면 돋보기도 모자라 ‘현미경’을 들이 대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최웅선 골프전문기자  wschoi@focusinasi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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