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언더파 단독선두에 오른 박성현/LPGA KEB하나은행 챔피언십 조직위원회 제공

[골프포스트(인천 영종도)=최웅선 기자]“이 코스는 내 스타일이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첫 경험에 나선 ‘장타자’ 박성현(22.넵스)은 가슴이 설렌다.

대회가 열리는 인천 영종도의 스카이72 오션코스(파72)는 박성현에게 딱 맞는 ‘안성맞춤’ 코스기 때문이다. 첫 경험이지만 목표는 우승이다. 그런데 대회를 앞두고 뜻하지 않은 복병을 만났다. 감기 몸살로 몸 상태가 안 좋아진 것.

빠른 클럽스피드와 강한 임팩트의 샷을 하는 선수가 몸의 밸런스가 틀어지면 최악의 악성구질을 만들게 된다. 이런 상태라면 시합은 무의미하다. 그렇다고 생애 첫 경험을 이대로 포기할 수는 없다. 그래서 몸에 무리를 주지 않고도 자신의 샷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는 비장의 카드를 꺼내 들었다. 바로 샤프트를 바꾼 것.

기존의 샤프트보다 가볍고 약한 샤프트로 장착하자 몸 상태가 나쁜 상태에서도 클럽 스피드와 강한 임팩트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는 샷 컨디션을 되찾았다. 어디까지나 임시방편이다. 하지만 클럽 세팅이 마음에 든다.

박성현의 첫날 동반자는 재미교포 미셸 위 그리고 렉시 톰슨(미국)이다. 자타가 공인하는 내로라하는 LPGA투어 장타자다. 박성현 또한 KLPGA투어를 대표하는 장타자다. 어찌 보면 장타자로서의 자존심이 걸린 한판 승부다. 결과는 박성현의 일방적인 우세였다.

LPGA투어를 대표하는 장타자 미셸 위와 톰슨은 박성현의 공보다 앞에 있지 못했다. 어쩔 땐 30야드 이상 박성현이 앞에 있었다. 티샷은 맨 먼저 했고 두 번째 샷은 맨 나중에 해야 했을 만큼 압도적이었다.

박성현은 “KLPGA 선수라면 누구나 나가고 싶은 대회가 세계 최고의 선수들만이 출전하는 KEB 하나은행 챔피언십”이라며 “상금순위로 이번 대회에 출전하게 되었는데 몸 상태는 나쁘지만 나와 잘 맞는 코스라 기대하고 있다”고 경기 전 말했다.

첫날 스코어는 박성현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았다. 아니 기대 이상이었다. 이날 경기에서 박성현은 버디만 10개를 몰아쳐는 ‘폭풍 샷’을 휘두르며 10언더파 62타 단독선두에 이름을 올렸다.

10언더파 62타는 수잔 페테르손(노르웨이)이 2012년 이 대회 1라운드에서 작성한 코스레코드9언더파를 1타 경신한 기록이다. 또 2003년 나인브릿지 골프클럽에서 박희정이 대회 3라운드(10언더파 62타)에서 작성한 대회 최소타 타이기록이다.

최웅선 골프전문기자  wschoi@focusinasi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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