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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메모]최혜정2, 내일은 타수를 까먹지 않았으면
최웅선 골프전문기자 | 승인 2015.09.12 17:42
 
   
▲ 1라운드 선두로 경기를 할 때의 최혜정2/KLPGA제공

[골프포스트(경기 여주)=최웅선 기자]골프채를 처음 잡고부터 투어는 꿈이었다. 열여덟 살에 시드전 도전 자격이 주어지는 정회원이 됐다. 하지만 정규투어는 영원히 넘을 수 없는 ‘알프스 산맥’처럼 높기만 했다. 떨어질 때마다 시련이 컸지만 절대 포기하지 않았다.

여섯 차례 도전 끝에 골프선수로서는 최정상인 정규투어에 진입했다. 정상에 서 보니 꿀맛인줄 알았던 세상은 없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선수들의 축제인 이수그룹 제37회 KLPGA 챔피언십 첫날 단독선두로 나섰던 최혜정2 얘기다.

최혜정은 스물네 살 ‘루키’로 KLPGA 챔피언십 첫날 단독선두로 질주했다. 우승에 대한 열망은 있었지만 자신이 이 대회 우승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투어선수로서 대회 선두에 나섰으면서도 우승을 생각하지 않는 건 슬픈 일이다. 최혜정은 그저 단독선두로 자신의 이름 석 자를 골프팬들에게 알리는 것으로 만족한다.

투어선수로서 가슴 속 깊이 감춰진 곳에 ‘우승하고 싶다’란 희망은 매 순간 꿈틀거린다. 그것마저 부정할 순 없다. 하지만 아직 우승할 수 있는 실력이 모자라기 때문에 감춰둘 뿐이다.

첫날 버디를 많이 잡아서일까 대회 2라운드에서 최혜정은 단 한 개의 손맛(버디)도 보지 못하고 보기만 달랑 2개를 토해냈다. 첫날 단독선두로 경기를 끝내고 몸이 너무 아팠다. 통증 때문에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자는 둥 마는 둥 뒤척이다 새벽 4시에 일어나 대회장에 갔다. 2라운드가 끝나자 순위는 열다섯 계단이나 곤두박질쳤지만 못 친 것이 아니라 잘 친 것이다.

3라운드에서는 4타를 더 까먹었다. 본선에 진출한 선수 66명중 밑으로 14명밖에 없다. 최종라운드에서는 얼마나 더 추락할지 모른다. 최종라운드를 앞둔 최혜정은 “처음으로 선두도 해봤기 때문에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 비록 성적을 내지는 못했지만 내가 한 단계 더 발전한 계기가 됐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열심히 해도 잘 안되는 게 골프다. 그렇지만 성적을 끌어올려 보겠다. 내일은 타수를 까먹지 않았으면 한다”는 말을 남기고 대회장을 빠져나갔다.

골프채를 잡으면서 그가 많은 상처를 받은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자신과의 싸움이기에 누구도 도와줄 수 없는 스포츠가 골프다. 힘든 시간을 견디면서 최혜정은 프로들의 최정상인 투어에 왔다. 비록 지금은 하위권 선수로 고난의 시간을 보내지만 언젠가는 그의 열정이 실력으로 꽃피울 날이 올 것이라 믿는다.

최웅선 골프전문기자  wschoi@focusinasi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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