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디아 고/골프포스트DB

[골프포스트=최웅선 기자]‘골프천재’ 리디아 고(18 뉴질랜드)가 또 한 번의 우승 트로피를 수집하며 시즌 3승째를 기록했다. 2012년과 2013년에 이어 이 대회에서만 세 번째다. 더욱이 스테이시 루이스(미국)와의 연장 승부 끝에 수확한 우승이다.

24일(한국시간) 캐나다 밴쿠버의 밴쿠버 골프장에서 열린 캐나다 여자오픈 대회 최종라운드에서 리디아 고는 흔들렸다. 천금 같은 버디를 보기로 까먹어 타수를 줄이지 못했다. 그래서 5타를 줄인 루이스와 연장으로 끌려가야 했다. 하지만 막판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는 승부욕으로 루이스를 제압했다. 이번까지 세 번의 연장 승부에서 모두 이겨 ‘연장불패’와 함께 LPGA통산 8승(아마추어 2승 포함)을 기록했다.

리디아 고는 여자골프 세계랭킹 2위 루이스는 3위다. 두 선두 모두 ‘골프여제’의 자리인 세계랭킹 1위를 지키며 천하를 호령한 선수다. 지금은 1위 박인비(27 KB금융그룹)에 밀려 주춤하고 있지만 여자골프 세계 최강의 선수라는 것은 의심에 여지가 없다.

루이스는 2011년 메이저대회인 크라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에서 생애 첫 승을 신고하며 통산 11승을 기록하고 있다. 반면 리디아 고는 8승이다. 승수로만 따진다면 루이스가 앞선다. 하지만 루이스는 2009년 LPGA투어에 데뷔해 올해까지 7년 동안 거둔 성적이다. 리디아 고는 이제 2년차다. 2년 동안 6승(아마추어 2승 제외)이다. 리디아 고가 한 수 위다.

▲ 스테이시 루이스/골프포스트DB

사실 세계 최고의 선수는 스윙의 기술적 완성도가 비슷하다. 그래서 그날의 컨디션과 샷감이 우승과 준우승으로 갈라놓는다. 하지만 72홀 스트로크 플레이에서 승부를 내지 못하고 ‘서든데스’로 옮겨 갈 땐 상황이 달라진다. 한 홀에서 승부가 갈라지기 때문에 어떤 상황에서도 집중력을 잃지 않는 강한 정신력이 뒤따라야 한다.

23일 막을 내린 KLPGA투어 보그너 MBN 여자오픈에서 프로 데뷔 첫 승을 신고한 열아홉 살 하민송(롯데)도 최종라운드에서 더블보기라는 악재를 극복하고 여자골프 세계랭킹 9위 전인지(21 하이트진로)의 추격을 뿌리치고 6타차 완승을 거뒀다. 169위(우승 후 111위)의 하민송이 자신보다 160계단이나 위에 있는 전인지를 상대로 흔들리지 않고 우승할 수 있던 원동력은 강인한 정신력의 뒷받침 됐기 때문이다.

리디아 고는 연장전 3전 전승을 챙겼다. 반면 루이스는 3전 전패라는 수모를 당했다. 올 시즌 우승 문턱에서 번번이 무너지며 준우승만 4번했다. 최종라운드 샷이 흔들려 타수를 줄이지 못한 리디아 고에 반해 루이스는 최종라운드에서 5타를 줄이는 최고조의 샷감을 뽐냈다.

하지만 승부처였던 18번(파4) 연장 첫 홀에서 루이스는 티샷과 세컨드 샷을 실수하고 보기를 적어냈다. 우승이라는 압박을 이겨내지 못한 것이다. 리디아 고는 자신의 심장 소리가 귀에 들리는 긴박한 상황에서도 자신을 컨트롤 하는 집중력이 우승으로 이끌었다.

최웅선 골프전문기자  wschoi@focusinasi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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