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애 첫 우승에 첫 단추를 잘 끼운 김지현/KLPGA제공

[골프포스트(경기도 양평)=최웅선 기자]“오늘 같은 퍼트 감이었으면 좋겠다”

김지현(24 CJ오쇼핑)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보그너 MBN 여자오픈 첫날 첫 단추를 잘 끼웠다. 버디 7개에 보기 2개를 묶어 5타를 줄였다. 안송이(25 KB금융그룹), 배선우(21 삼천리)와 함께 나란히 공동선두다. 김지현과 안송이 두 선수는 투어 6년차로 아직 첫 승을 신고하지 못했다.

2015시즌 상반기 마지막 대회였던 하이트진로 챔피언십 첫날 경기까지만 해도 김지현은 샷이 안 되어 속상하다고 넋두리를 했다. 그러면서도 부족했던 샷의 기술적 부분들이 좋아져 좋은 소식이 있을 것 같다는 희망을 가졌었다. 그리고 공동 10위로 대회를 마쳤다. 하지만 이어진 하반기 첫 대회에서는 컷 탈락했다. 두 개 대회에서 천당과 지옥을 오간 셈이다.

2013년 시즌 상금랭킹 52위로 시드전에 다녀왔지만 2014년에는 25위로 업그레이드 했다. 올 시즌에는 기량이 급상승했다. 17개 대회에 출전해 3번 컷 탈락하는 쓴 맛을 봤지만 여섯 번이나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최고 성적은 신생 대회인 삼천리 투게더 오픈 3위로 현재 상금랭킹 14위다.

시즌 초부터 우승경쟁을 펼쳤던 삼천리 투게더 오픈은 3라운드 대회였지만 최종라운드가 기상악화로 취소되어 2라운드 36홀 성적으로 순위가 매겨졌다. 최종라운드 기회를 잃어버린 김지현에게는 아쉬움이 그 어느 대회보다 컸다.

MBN여자오픈 첫날 공동선두로 1라운드를 마친 김지현은 “샷은 잘 안됐지만 퍼트가 잘 따라줘서 좋은 스코어를 적어낼 수 있었다”고 했다. 그의 말대로라면‘설거지’를 잘한 것이다. 과연 그럴까.

▲ 자신의 캐디와 퍼트라인을 살피는 김지현/KLPGA제공

김지현은 올 시즌 티샷 페어웨이 적중률 81.14%로 23위다. 또 아이언 샷의 척도를 가늠할 수 있는 그린적중률은 73.70%로 18위를 달리고 있다. 한 대회에 평균 130여명의 출전하는 것을 감안하면 중상위권으로 김지현은 언제든 우승할 수 있는 선수다.

하지만 김지현은 “(우승에 대해)아직 때가 아닌 것 같다”며 “올해 샷이 흔들려 기회가 잘 오지 않아 힘들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퍼트가 정말 좋기 때문에 샷을 조금 더 점거해 이번 주 잘 해보고 싶다“는 우승에 대한 간절함을 우회적으로 내비쳤다.

어느 선수나 똑같겠지만 김지현의 생애 첫 승에 간절함은 절실하다. 6년 동안 몇 번의 기회가 있었지만 매번 문턱에서 주저 앉았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자신보다 한참 어린 김효주(20 롯데)의 ‘연습파트너(?)’로서 지난해까지 매 대회 연습라운드를 함께 했다. 이유는 자신보다 더 공을 잘 치는 어린 동생(?)에게서 모자란 부분을 채우기 위해서다.

김지현은 “오늘 샷이 정말 안됐기 때문에 샷 점검을 해야 할 것 같다”는 말을 남기고 경기장을 빠져 나갔다.

김지현이 대회 중 선두에 이름을 올린 적은 있지만 첫날 리더보드 맨 꼭대기에 이름을 올린 것은 처음이다. 아무쪼록 김지현이 이 대회에서 자신의 간절함을 채웠으면 하는 바람이다.

최웅선 골프전문기자  wschoi@focusinasi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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