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타이거 우즈/PGA투어 홈페이지

[골프포스트=최웅선 기자]‘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의 추락에 끝이 보이지 않는다.

우즈는 15일(한국시간) 미국 위스콘신 주 콜러의 휘슬링 스트레이츠 코스(파72.7514야드)에서 열린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인 PGA챔피언십 둘째 날 경기에서 1오버파 73타를 쳤다. 1,2라운드 합계 4오버파 148타를 적어낸 우즈는 이번에도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올해 열린 메이저 4개 대회 중 본선진출은 마스터스 토너먼트 단 한 번뿐이다.

우즈의 현재 세계랭킹은 278위다. ‘황제의 몰락’이다. 2009년 초 터진 ‘섹스스캔들’은 우즈를 깊은 수렁에 빠뜨렸다. 스윙코치를 바꾸고 새로운 스윙으로 재무장해 보지만 우즈는 늪에서 아직도 헤어 나오지 못하는 모양새다.

우즈가 골프 황제로 즉위할 즈음인 2000년대 초 데이비드 듀발(미국)이란 선수가 있었다. 우즈에게 세계랭킹 1위를 내줄 때까지 듀발은 세계남자골프의 우상이었다. 그런 그가 어느 날 갑자기 슬럼프에 빠지기 시작했다. 본선 진출보다 컷 탈락이 많아졌고 세계랭킹은 1000위권 밖으로 곤두박질쳤다.

듀발은 세계적인 코치들은 찾아다니며 스윙을 뜯어 고치고 점검 받았지만 스윙에는 문제가 없었다. 듀발의 문제는 맨탈이었다. 하지만 듀발은 부정했다. 메이저대회를 포함해 PGA투어 13승을 거둔 자신이 맨탈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에 강한 거부감을 드러냈다.

예전 우즈의 스윙을 보면 가슴이 설렜다. 강함 속에 부드러움이 존재하는 스윙 메커니즘은 전 세계 골프팬들을 흥분의 도가니에 넣기 충분했다. 지금도 우즈의 스윙은 예전 그대로다. 하지만 스윙 전·후 우즈의 표정은 예전 같지 않다. 굿 샷을 했다는 자신감 보다는 미스 샷에 대한 안타까움이 더 자주 보인다.

그의 얼굴을 보면 더 잘 치려는 욕심이 화를 부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결국 우즈도 스윙의 문제가 아닌 맨탈의 문제인 것이다. 2013년 우즈는 시즌 5승을 거두면서 부활에 성공하는 듯 했다. 아마도 메이저대회 우승이 있었다면 완벽히 부활했다고 믿었을 것이다. 하지만 2008년 US오픈이 그의 마지막 메이저 우승이다.

메이저 우승을 위해 우즈는 몸부림치고 있다. 하지만 잘 하려는 마음이 우즈에게 독이 되고 있다. 우즈는 PGA투어에서만 79승을 거둔 위대한 선수다. 그로 인해 남자골프의 르네상스가 열렸다. 더 이상 승수를 추가하지 못해도 욕할 사람은 없다. 우승하려는 간절한 마음이 우즈의 정신을 흔들어 집중력을 떨어뜨리고 있다. 이제 우승 보다는 골프를 즐기려는 마음이 우즈에게 필요한 것 같다.

최웅선 골프전문기자  wschoi@focusinasi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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